
당뇨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지만, 사실 초기부터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위험 신호를 보낸다. 그중에서도 ‘피부’는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나는 부위다.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 증상을 피로, 갈증, 체중 변화 등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 피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나타나는 변화는 외적인 이상뿐 아니라 내부 대사의 문제를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다. 이 글에서는 당뇨병이 시작될 때 피부에 먼저 나타나는 증상들을 중심으로, 놓치기 쉬운 초기 신호 4가지를 소개한다.

1. 정강이에 생기는 갈색 반점
정강이 앞부분에 동그랗거나 타원형의 갈색 반점이 생긴다면 단순한 타박상이 아닐 수 있다. 이는 ‘당뇨성 피부병변’으로 불리는 증상으로, 혈당이 높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피부 신호 중 하나다. 통증이나 가려움은 거의 없지만 외관상 눈에 잘 띄고 피부가 얇아 보이며 색도 짙다.
이 부위는 특히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 잘 나타나며, 혈관과 피부 사이의 모세혈관 손상이 주요 원인이다. 이 반점이 양쪽 다리에 대칭적으로 생긴다면 반드시 혈당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2. 목 뒤나 겨드랑이의 거뭇한 착색
피부 주름이 접히는 부위, 특히 목 뒤나 겨드랑이 주변이 거뭇하고 벨벳처럼 변해간다면 ‘갈색 반반진피증’일 수 있다. 이 증상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당뇨 전 단계에서 특히 자주 나타난다. 피부가 어두워지고 두꺼워지는 느낌을 받으며 때로는 냄새도 동반된다.
단순히 때가 낀 것이 아니라 세포 내 인슐린 수용체 반응이 비정상화된 결과이며, 피부가 인슐린 과다에 대해 보내는 위험 신호다. 이를 방치하면 제2형 당뇨병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3. 손발 저림, 감각 이상
당뇨병이 신경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빠르다. 초기 혈당이 오르기 시작하면 말초 신경이 먼저 반응하며, 그 결과 손발 끝이 저리거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로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을 때 악화된다.
감각이 둔해지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며 심할 경우 화상이나 상처를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 이런 신경 변화는 혈당이 신경세포에 손상을 주고 있다는 의미로, 초기에 발견해 혈당 조절을 하면 상당 부분 되돌릴 수 있다.

4. 상처 회복이 느리고 감염이 잘 됨
작은 상처가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거나,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염증이나 감염이 생긴다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 높은 혈당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세포 재생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상처도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발 부위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으로 진행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갈라지며, 세균 침투가 쉬워지기 때문에 피부 감염으로부터의 방어력이 떨어진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변화가 당뇨의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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