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뒷면에 붙이면 전자파가 90 %나 차단된다는 ‘차폐 스티커’가 온라인을 휩쓸고 있습니다. 가격은 몇 천 원에 불과한데 “뇌종양‧불임 위험을 단번에 낮춘다”는 자극적 문구까지 따라붙습니다.
그러나 전자파 전문가들은 “효과가 입증된 제품은 지금껏 단 하나도 없다”고 일갈합니다.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과학적 근거와 안전한 사용 수칙을 정리했습니다.
스티커 차폐 효과는 ‘측정기 착시’에 불과

차폐 스티커는 주로 금속 박막·세라믹 파우더를 얇게 입힌 형태입니다. 측정기를 스티커 바로 위에 대면 금속층이 측정기의 안테나를 가려 수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통화 시에는 기지국과 휴대폰이 교신 강도를 스스로 끌어올려 전송 전력이 오히려 높아져, 피부에 닿는 전자파(특수흡수율·SAR)는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안테나 간섭이 전파 세기를 거꾸로 키웁니다

휴대폰 안에는 안테나·배터리·NFC 센서 등 고주파 회로가 조밀하게 배치돼 있습니다. 뒷면 중앙에 금속성 스티커를 붙이면 안테나 방사 패턴이 변형돼 통화 품질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기기는 신호 손실을 보상하려고 최대 출력 모드(4G 기준 23 dBm)로 전환되고, 머리·손에 흡수되는 실효 전력은 초기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전자파 위험 차단에 ‘공식 인증’은 오직 SAR

세계보건기구(WHO)·국립전파연구원은 휴대폰 전자파 안전지표로 SAR(1 g 기준 1.6 W/kg)을 규정합니다.
휴대폰 제조사가 출고 전 측정해 국가별로 인증을 받으며, 스티커·펜던트 같은 외장 액세서리는 해당 인증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SAR 공개값을 확인하는 것이 전자파 걱정을 줄이는 유일한 공신력 있는 절차입니다.
거리 확보·이어폰 사용이 가장 확실한 방패막

전자파 강도는 발신원과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통화 시 휴대폰을 3 cm만 떨어뜨려 잡아도 뇌에 흡수되는 전력이 절반 이하로 감소합니다.
이어폰·스피커폰을 사용하고, 주머니 대신 가방에 보관하는 습관이 스티커보다 월등한 차단 효과를 보입니다. 취침 중에는 비행기 모드 또는 2 m 이상 떨어진 위치에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자파 걱정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심리 보험’에 불과합니다. 안테나 간섭으로 오히려 출력이 높아져 몸이 받는 전자파가 늘어날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SAR 수치를 확인하고, 통화 거리를 늘리며, 이어폰을 활용하는 생활 수칙이 전자파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오늘 휴대폰을 손에서 잠시 떼어 보십시오. 작은 거리 확보가 건강을 지키는 진짜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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