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사람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최신 연구에 시선이 쏠렸다. 햇빛을 보면 사람은 기분이 완화되지만 극적인 효과까지는 아니라는 결과에 학계가 주목했다.
런민대학교 등 중국 연구팀은 11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햇빛이 사람의 기분에 주는 영향은 긍정적이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생물개체군학(Biodemography and Social Biology)에 먼저 소개됐다.
햇빛이 사람 기분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중국가족패널조사(CFPS) 데이터 중 2010~2018년 5차례 조사(약 3만 명분)와 전국 824개소 기상 관측소의 일조 데이터를 분석했다.
CFPS 참가자들은 인생의 만족도와 정신 건강에 대해 답했다. 연구팀은 해당 응답과 조사 당일 및 이전 1주일간 일조시간을 대조했다. 일조시간은 3시간, 3~6시간, 6~8시간, 8~11시간, 11시간 이상 등 5가지로 분류했다.

조사 관계자는 “피실험자들의 기분의 관계를 기온과 습도, 수입, 건강상태 등 다른 요인을 제거한 뒤 통계적으로 분석했다”며 “햇빛을 보는 것은 정신 건강에 도움은 되나 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게 우리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창한 날 기분이 약간 좋아지는 경향은 있었다. 특히, 일조시간이 11시간을 넘는 날은 기분이 좋은 것을 나타내는 점수가 아주 조금 높아졌다”며 “3시간 미만의 흐린 날씨와 비가 오는 날에는 기분 점수가 다소 낮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변화는 통계적으로는 무의미했다. 인생의 만족도를 1에서 5까지 5단계로 평가할 때 일조 영향에 따른 점수 차이는 0.1포인트로 극히 작았다. 맑은 날이 특별한 고양감을 가져온다기보다 일조량의 증가가 기분에 약간의 차이를 줄 정도였다.
우울감의 경우 날씨와 점수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었다. 지난 1주일 동안 맑은 날이 많을수록 우울증이 약간 가벼워지는 경향은 있었다. 하루 일조시간이 11시간 이상인 날이 일주일에 하루 늘자 점수는 오히려 조금 떨어졌다.

조사 관계자는 “걸설업 등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조시간 변화에 따른 기분이나 우울 증상 점수 변화가 더 민감했다”며 “고령자는 주 단위로 맑은 날씨가 계속됨에 따라 우울 증상의 경감을 보이는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젊은 층은 일조시간이 길수록 인생의 만족도가 약간 높아지는 경향이 다른 세대보다 강했다”며 “즉 그날의 날씨가 기분에 미치는 영향은 직업, 연령대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났다”고 언급했다.
햇빛은 신체 전반의 건강에는 확실한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 D의 생성이다. 우리 피부는 햇빛의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 D의 근원이 되는 물질을 만들어내 체내에서 활성 비타민 D를 변환한다. 이 물질은 장에서 칼슘 흡수를 높여 뼈를 강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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