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대호 탐사선에 들러붙은 수수께끼의 점액에서 미지의 미생물이 검출됐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덜루스 캠퍼스 미생물학 연구팀은 14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정부 소유 탐사선의 동력계에 묻은 점액에서 신종 미생물 쉽 구(Ship Goo) 001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쉽 구 001은 오대호를 조사하는 미국 정부의 탐사선 블루 헤런(Blue Heron)호의 정비 과정에서 확인됐다. 방향타와 연결되는 프로펠러 샤프트에서 기묘한 끈적거리는 점액이 묻어났는데, 이를 분석한 학자들이 미지의 미생물을 찾아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블루 헤런 호는 프로펠러 샤프트의 이음새를 수리하기 위해 오대호에 면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조선소에 정박 중이었다”며 “작업자 한 명이 배의 방향타를 돌리는 축에 묻은 검은색 점액을 우리에게 전달하면서 수수께끼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점액은 언뜻 보기에는 기름이나 타르 같았다. 손으로 만져보니 따뜻했다”며 “조사해 보니 산소가 없는 밀폐된 점액 안에서 생물의 DNA가 나왔고 바이오매스도 의외로 풍부했다”고 덧붙였다.
DNA를 분석한 연구팀은 신종 미생물을 포착했다. 미지근하고 끈적이는 기름 속 무산소 환경에서도 생존한다고 해서 명칭에 goo(끈적인다는 의미의 영단어)를 넣었다.

조사 관계자는 “선박 속 무산소 환경에 미생물의 생태계가 조성된 점은 실로 놀랍다”며 “이 미생물은 배의 윤활유 속에 숨어 잠시 휴면 상태에 있다가 우연히 환경이 조성되면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미생물은 인간에게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미생물 중에는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종이 있으며, 장래적으로는 바이오 연료로 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향후 연구팀은 해당 미생물이 어떻게 대사를 하고 자연계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이후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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