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개체 중 나이가 가장 많은 33살 코뿔바다오리(Atlantic puffin)가 캐나다에서 포착됐다. 펭귄을 닮은 중소형 조류 코뿔바다오리는 뭔가 억울한 표정 때문에 조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캐나다 뉴브런즈윅대학교 조류학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33살 고령의 코뿔바다오리를 소개했다. 캐나다 머차이어스 실 아일랜드에서 촬영된 이 개체는 지난 1992년 장착된 개체 식별 밴드를 아직 착용하고 있어 나이 확인이 가능했다.

이 섬에서 생태 조사를 진행하던 뉴브런즈윅대 조류학자 다니엘 올리커 연구원은 “코뿔바다오리는 암수 통상 평균 수명이 20~25년”이라며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개체는 29살이었는데, 이번 발견으로 새로운 기록이 작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게다가 해당 개체가 머무는 굴에는 새끼도 있었다”며 “33살 고령에도 현역으로 육아를 하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여러모로 가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33살 최고령 코뿔바다오리가 수컷인지 암컷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코뿔바다오리는 암수의 외모, 체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털 색깔과 부리 형태도 비슷해 겉모습만으로 성별 구분이 어렵다. 연구팀은 최고령 코뿔바다오리의 성별을 특정하기 위해 DNA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발견은 코뿔바다오리가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 위급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33년이나 산 개체가 지금껏 없었던 만큼 코뿔바다오리의 생태를 연구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다니엘 올리커 연구원은 “코뿔바다오리는 4~5살이 되면 번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 개체는 과거 25마리 이상 새끼를 길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3년 동안 극심한 환경 변화를 겪었을 이 개체가 아직 새끼를 키울 능력이 있고, 지금도 건강한 점은 놀랍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퍼핀이라고 줄여 부르는 코뿔바다오리는 몸길이 약 30㎝, 체중 500g 내외의 중소형 조류다. 펭귄과 같은 흑백 털에 주황색과 파란색, 노란색이 섞인 알록달록한 부리를 가져 바다의 광대로 통한다. 부리의 색은 암수 모두 번식기에 더욱 진해지는데, 시즌이 끝나면 부리 바깥쪽 각질이 떨어져 나가고 색도 연해진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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