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 중 하나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고, 기침이나 호흡곤란 같은 흔한 증상은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의외의 부위, 바로 손톱에서 폐 건강의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손톱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거나 아래로 휘는 변화, 손톱 뿌리 부분이 붓고 단단해지는 증상은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라 내부 장기의 질환, 특히 폐암이나 만성 폐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손톱 끝이 둥글고 아래로 휘는 ‘곤봉지’는 폐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곤봉지(clubbing)는 손가락 끝이 두꺼워지고 손톱이 유리처럼 둥글게 아래로 휘는 형태를 말한다. 이 변화는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손가락 첫 마디와 손톱 뿌리 사이의 각도가 사라지고 불룩해지는 특징이 있다.

곤봉지는 단순한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아질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말초 조직 변화로 평가된다. 특히 폐암, 폐섬유화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과 같은 산소 공급이 저하되는 질환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폐암 환자의 약 35%에서 곤봉지가 관찰되기도 한다.

손톱 아래가 붉게 변하거나 맥동감이 느껴진다면 혈관 문제 가능성도 있다
손톱 아래의 피부가 평소보다 붉거나 푸르게 변하거나, 손가락 끝에서 맥박이 뛰는 듯한 느낌이 들 경우 이는 혈류 이상이나 말초 혈관 확장에 의한 반응일 수 있다. 특히 폐암은 조직 내에서 혈관 성장인자를 분비해 새로운 혈관 형성을 자극하는데, 이 영향이 손끝까지 미치면서 손톱 아래 조직에 붉은 혈관이 선명하게 드러나거나 압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순환장애가 아닌, 암에 의한 전신적 혈관 반응일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한 증상 중 하나다.

손톱뿌리 부위가 붓고 두꺼워지면 만성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손톱이 변화할 때 함께 확인해야 할 부위는 손톱 뿌리와 피부 조직이다. 폐 기능이 저하되면 말초 조직에 산소 공급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손톱 기저부의 연조직이 비대해지고 딱딱하게 변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혈액의 산소 포화도가 낮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을 때 생기는 전형적인 반응이며, 흡연자나 장기간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단순히 손끝이 아프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있는 정도를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다면 반드시 폐 관련 검진을 받아야 한다.

손톱은 폐뿐 아니라 심장 질환과도 연결된 말초 경고등이다
손톱의 변화는 폐 질환뿐 아니라 심부전, 감염성 심내막염, 선천성 심질환 등 심혈관계 문제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폐암은 손톱 변화와의 관련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관찰되는 질환이다. 이는 폐 조직의 기능 저하와 혈액 내 산소 부족 상태가 말초혈관, 특히 손끝까지 미세한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톱 상태가 평소와 확연히 다르거나 한쪽 손가락만 지속적으로 변화가 생긴다면 단순히 손의 문제로 넘기지 말고, 내부 장기의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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