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외연부 해왕성 바깥쪽 천체, 즉 세드나족(sednoid)에 속한 약 45억 년 된 천체가 특정됐다.
새롭게 확인된 세드나족 천체는 2023 KQ14다. 우주의 화석이라는 의미에서 암모나이트(Ammonite)라는 비공식 별칭이 붙었다. 2012 VP113(바이든)과 2015 TG387(렐레아쿠호누아 또는 고블린), 2021 RR205에 이은 네 번째 세드나족 천체다.
NAOJ 관계자는 “해왕성보다 바깥쪽에 있는 태양계 외연부는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며 “태양빛이 거의 닿지 않는 어두운 영역에는 정체불명의 천체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3 KQ14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45억 년 전부터 거의 불변의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태양계가 막 생성된 여명기의 기억을 간직한 우주의 화석”이라고 평가했다.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 자리한 해왕성은 태양과 지구의 거리(1천문단위)의 30배나 멀리 떨어졌다. 세드나족 천체는 근일점만 무려 50천문단위 이상이다. 상당히 멀고 어둡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다.
NAOJ 관계자는 “2023년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 있는 스바루 망원경에 의해 네 번째 세드나족 천체의 존재 가능성이 떠올랐고, 2년간 조사 끝에 공식 인정을 받았다”며 “그 상세한 궤도는 캐나다와 프랑스, 하와이의 관측 장비를 통해서도 교차 검증됐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2023 KQ14(빨간색 선)와 앞서 특정된 세드나족 천체 3개의 궤도(백색 선)를 각가 보여준다. 2023 KQ14는 태양으로부터 71천문단위 위치에서 발견됐다. 노란 점은 올해 7월 시점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번 발견은 NAOJ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탐사 프로젝트 파슬(FOSSIL, Formation of the Outer Solar System: An Icy Legacy)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파슬은 태양계 초기의 정보를 간직한 천체, 즉 태양계 화석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2023 KQ14는 지름이 220~380㎞로, 태양을 2800년 이상 긴 시간에 걸쳐 한 바퀴 돈다. 해왕성보다 아득히 멀리 떨어져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어질 때에는 400천문단위까지 거리가 벌어진다.
학계는 이 행성의 현재 궤도가 다른 세드나족과 다른 점에 주목했다. NAOJ 관계자는 “2023 KQ14의 궤도는 거의 불변했지만 어느 순간 어긋났는데, 한때 존재했다가 태양계 밖으로 나간 행성 때문일 수 있다”며 “이번 발견은 태양계의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미지의 제9 행성, 즉 플래닛 나인의 존재나 태양계 성립 과정을 해명하는 단서일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플래닛 나인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마이클 브라운 박사가 처음 주장했다. 태양계 외연부의 궤도 분포 편중을 설명하는 하나의 가능성이자 태양계 바깥쪽에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행성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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