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이나 마라톤을 즐긴 후 발바닥이 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통증을 경험했다면 일시적인 피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통증이 다음날 아침,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더욱 심하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연결된 강한 섬유띠로, 보행 시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반복적인 충격이나 과도한 사용은 이 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특유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침에 첫걸음이 가장 아픈 이유는 조직의 경직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난 직후, 혹은 장시간 앉아 있다가 처음으로 걸음을 디딜 때 통증이 극심하다는 점이다. 이는 밤새 근막이 수축된 채로 고정돼 있었기 때문인데, 첫 움직임 시 경직된 조직이 강제로 늘어나면서 큰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걸음을 계속하면 근막이 풀리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이는 근본적인 회복이 아니라 일시적인 이완 상태일 뿐이다. 무시하고 활동을 계속하면 염증은 만성화되고, 통증의 빈도와 강도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후 휴식 없이 바로 일상 복귀가 악화 요인이 된다
등산, 마라톤, 장거리 걷기 등은 족저근막에 반복적이고 강한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발바닥 아치가 무너진 평발인 경우에는 더 큰 무리가 따른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 후 충분한 스트레칭이나 회복 없이 바로 일상생활을 재개하는 습관이다.

예를 들어 운동 직후 딱딱한 구두를 신고 출근하거나, 하루 종일 서 있는 일을 반복하면 손상된 족저근막이 회복되지 못하고 악화된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간헐적이던 통증이 점차 상시적이고 만성적인 염증으로 번지게 된다. 회복과 휴식은 단순한 피로 회복을 넘어, 조직 손상 예방에 반드시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방치할 경우 걷는 습관까지 바꾸게 만든다
초기에는 단순한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족저근막염이 심해질 경우 걷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되는 경우도 많다. 통증을 피하려고 발의 바깥쪽으로 체중을 실거나, 한쪽 발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무릎, 엉덩이, 허리까지 2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족저근막염을 오래 방치한 환자 중 다리 불균형으로 골반 틀어짐이나 요통까지 겪는 경우도 있다. 또 통증을 줄이기 위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하체 근육량이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동반된다. 결국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스트레칭과 생활 습관 개선이 핵심이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발바닥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다. 또 딱딱한 신발보다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기능성 깔창이나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경우에는 야간 부목을 착용하거나, 충격파 치료 같은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과사용을 피하고,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걷는 습관이 결국 문제를 더 키우기 때문에, 조기에 인식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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