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되면 가난이 덜 티가 난다. 계절 탓인지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두꺼운 외투를 걸칠 필요도 없고, 연말 모임이나 명절처럼 돈 들어갈 일이 적다.
누군가에게는 무더위일 뿐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숨 돌릴 틈이 되어준다.

1. ‘가볍게 입는 계절’은 빈티가 나지 않는다
겨울엔 패딩 하나로 신분이 나뉘지만, 여름엔 반팔 티셔츠 하나로도 멀쩡해 보인다. 브랜드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모두가 비슷한 옷차림을 하기 때문에 비교당할 일이 줄어든다.
가난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마음도 덜 움츠러든다.

2. ‘이벤트’가 적어서 버틸 수 있다
여름은 비교적 조용한 계절이다. 결혼식, 명절, 연말모임처럼 지출이 폭발하는 시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숨 쉴 틈을 준다.
가족 행사나 경조사가 집중되는 계절이 아니라, 돈이 빠져나갈 일도 적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3. ‘밖에 나가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다’
폭염 때문에 실내에만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다. 어디 안 가도 이상하지 않고, 여행 안 가도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
SNS에 뭘 올리지 않아도 질투나 부러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조용히 버티는 사람에게 여름은 익숙한 계절이다.

4. ‘돈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강이나 바닷가, 공원처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햇살이 주는 에너지 덕분에 기분 전환도 어렵지 않다.
텐트 하나만 있어도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고, 편의점 아이스크림 하나로도 여름의 기분을 낼 수 있다.

여름은 가진 게 없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 땀을 흘려도, 옷이 없어도, 멀리 가지 않아도, 어쩐지 당당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여름을 좋아한다. 가난한 마음이 덜 드러나고, 비교가 덜한 계절. 여름은 그렇게 조용히 우리를 위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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