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차 대형 건물, 높은 공실률의 현실
서울 강남구 노른자위에 위치한 ‘하이브랜드’는 약 4만8,000평(약 5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쇼핑몰이다. 20년 전 개장했으나 2025년 현재 지하 1층에 입점한 이마트와 1층의 모던하우스 등 극소수 점포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전체 상가 공실률이 약 70%에 달하는 상태다. 대형 건물에 공실이 가득해 ‘텅텅 빈’ 상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근 코스트코 양재점과의 거리, 낙수효과 미미
하이브랜드는 횡단보도로 한번 건너면 도보 3분 거리 내에 ‘코스트코 양재점’이 위치한다. 코스트코는 과거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대형 유통기업으로, 강남에서도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상권의 핵심이다. 그러나 하이브랜드 상가는 코스트코의 낙수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코스트코 방문객 대부분이 하이브랜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지나치기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 입점 실패와 상권 매력 낮음
지역 부동산 관계자와 입주민 등에 따르면 하이브랜드가 오랫동안 공실이 계속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유명 브랜드가 들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는 유명 브랜드가 부족해 고객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방문객이 적어 상가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 유행하는 체험형 매장이나 최신 유통 트렌드도 반영되지 않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임대료 부담과 공급 과잉의 복합적 요인
하이브랜드의 높은 임대료 또한 공실 확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2025년 기준 강남권 1층 상가 임대료가 평당 월 90만~110만 원에 이르는데, 하이브랜드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 영업 이익과 비교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거기에 최근 몇 년간 강남지역 전반에 걸쳐 상업용 부동산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중소형 상가들의 폐업과 공실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상권 변화와 소비 패턴 분산 영향
강남 상권은 과거 특정 지역에 집중된 모습에서 벗어나 잠실, 홍대입구 등 다른 대형 상권들이 성장하면서 소비 인구가 분산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확산과 모바일 유통 등의 변화로 오프라인 쇼핑몰 방문 빈도가 줄어든 점은 하이브랜드 같은 대형점포에 타격을 입혔다. 강남역·역삼·테헤란로 등 핵심 상권들도 공실률이 지난 수년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불황을 겪고 있다.

향후 개선 방향과 전망
하이브랜드가 다시 활성화하려면 우선 유명 브랜드의 입점을 유도할 수 있는 임대 정책과 공간 재배치가 필요하다. 체험형 매장, 문화·복합 공간 등을 조성해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주변 코스트코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리모델링과 마케팅 강화, 지역 주민과 사업자 간 소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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