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도 수도권 집값이 하반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추가 고강도 규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뾰족한 공급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8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주 만에 다시 전주 대비 상승폭(0.12 → 0.14%)이 커졌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을 골자로 한 규제가 단기간 약발이 들었지만, 장기 효과는 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서울 중에서도 집값이 높은 강남, 송파, 용산, 성동 등의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강남(0.11→0.15%), 용산(0.17→0.22%), 성동(0.22→0.33%)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고 송파(0.41→0.38%)는 폭이 줄긴 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큰 편이었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다시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부동산 업계 곳곳에서는 하반기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정부의 6·27 대책 효과가 3~6개월에 그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4분기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전체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 기준 0.2% 하락하지만 서울은 3%, 수도권은 1.5% 상승한다고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부동산R114가 전국 9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하반기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49%에 달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32% 대비 1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주요 상승 요인으로는 ‘핵심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32.7%)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13.6%) 등이 꼽혔다.
이 가운데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도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4~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소폭 하락하며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철강, 콘크리트 등 값이 오르며 6월에는 전월 대비 0.03%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 자료에서 6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당 589만5000원으로 한 달 전(575만1000원)보다 2.5%, 전년 말(564만4000원) 대비 4.44% 상승했다. 서울은 1㎡당 1393만9000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보다 9.97%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뚜렷한 공급 대책 없이 집값 상승을 막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언급된 공급 해법은 유휴부지 활용과 3기 신도시 조성 가속, 지분적립형 공공주택 확대 정도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유휴부지 활용 물량 정도로 집값 상승세를 막긴 역부족일 것”이라며 “앞선 세제 개편에서 부동산 분야는 빠진 데다, 전세 대출을 추가로 규제하기도 쉽지 않아 뾰족한 수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강한 부동산 규제가 나오기도 어려워 하반기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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