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강도 대출규제 3개월,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27 대출규제’가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사상 초유의 강도라고 불릴 만큼 대출 억제에 초점을 맞춘 이번 조치가 처음 발표됐을 땐, 시장이 얼어붙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량은 대책 이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가격 흐름을 보면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거래는 크게 감소했지만,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다. 특히 서울 인근 지역에서는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는 ‘풍선 효과’까지 나타났다.

거래량 절반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반등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를 보면, 대출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대책 직전인 6월 23일에는 변동률 0.43%를 기록한 뒤 다소 둔화되었지만, 9월 초부터 다시 상승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수도권 역시 6월 말 0.17%로 정점을 찍은 뒤 조정기를 거쳐 9월 들어 반등했다. 대책 시행 후 3개월간 서울 아파트값은 1.67% 상승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경기도 아파트값이다. 대책 전 6개월 동안 -0.30%였던 변동률이, 대책 이후엔 0.18% 상승으로 전환된 것이다. 대출을 조이는 정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반등한 셈이다.

강남은 진정됐지만, 옆 동네가 더 뛰었다
이번 대책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강남 3구 인근 지역의 상승이다. 이전까지는 강남, 서초, 송파가 서울 집값을 견인했지만, 이제는 성동구, 광진구, 양천구 등 이른바 ‘옆 동네’들의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성동구는 3개월간 4.19%가 올랐고, 성남 분당도 3.98% 상승했다. 경기 과천과 안양 동안구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현상은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가 집중된 지역을 피해 실수요자들이 인접 지역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대출규제가 특정 지역의 과열만을 잠시 식혔을 뿐, 전체 시장을 안정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량 감소=가격 하락’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부동산 거래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가격도 하락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서울과 경기의 거래량은 대책 직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심지어 9월 거래량은 8월보다 늘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8월 거래량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공급에 대한 불안감과 금리 인하 기대감, 그리고 추가 규제 우려가 맞물리면서 ‘지금 아니면 더 오를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부작용만 키운 대책… 시장은 더 불안해졌다
‘6·27 대책’은 대출을 줄이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결과는 시장의 심리를 제대로 읽지 못한 ‘역효과’에 가깝다. 정책 발표 이후 기대와는 달리 수도권 전체에서 집값이 반등했고, 기존 강남 지역의 열기를 인근 지역이 이어받는 풍선 효과도 분명히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대책 없이 수요만 억제하려는 방식이 실수요자들에게는 불안감만 키우고, 시장 전체에는 왜곡된 흐름을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이들, 특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불안 심리가 앞서면서 가격 안정에는 오히려 역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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