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국민 배우로서 수많은 인간 군상을 지켜본 고(故) 이순재는 노년기 인간관계의 품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 왔다.
그는 나이가 들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자신의 언행이 주변에 상처를 주지 않는지 늘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 겸손함을 잃지 않았던 그가 생전에 주변 사람 다 떠나게 만든다며 경고한 노년의 치명적인 비호감 부류들을 알아본다.

은퇴 후 사회에 나와서까지 과거 직장의 높은 지위와 대단한 업적을 요구하는 것은 주변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이와 경력을 훈장처럼 여기며 젊은 사람이나 주변 동년배들에게 가르치려 들고 명령조로 말하는 태도는 거부감만 부른다.
고인은 나이를 먹을수록 고개를 숙여야지 과거의 영광에 갇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면 결국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 채 오직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이 옳다고 우기는 노인은 환영받지 못한다.
주변에서 좋은 조언을 해주어도 귀를 닫아버리고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다가 대화 자체를 단절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이가 들수록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데 고집불통이 되어 자기 생각만 주입하려 드는 모습은 노년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모임이나 일상생활에서 남들에게 베풀 줄은 모르면서 오직 자신의 이익과 편해지는 것만 악착같이 챙기려는 부류도 심각한 비호감이다.
몸에 밴 인색함 때문에 매번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대접받는 것만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늙어서 추해지지 않으려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베풀 줄 아는 넉넉함을 가져야 함을 생전에 뼈저리게 충고했다.

만날 때마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쏟아내거나 자리에 없는 타인의 사생활을 들추어 험담하는 사람 곁에는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
이러한 습관은 타인에게 스트레스를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격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가장 추한 행동이다.
밝고 긍정적인 대화 대신 매사 어둡고 부정적인 언사로 일관하며 주변 분위기까지 흐려놓는 것은 노년의 큰 실수다.

공공장소나 식당 등에서 젊은 직원들에게 반말을 던지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양보와 배려를 당연하게 요구하는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진정한 어른의 권위는 스스로 요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따뜻한 배려와 도덕적인 모범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법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에티켓마저 저버린 채 무례하게 구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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