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진 57대 중 47대 부식, 38대 균열
최근 국회 보고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해 납품한 미르온 헬기 엔진 57대 가운데 47대에서 부식이, 38대에서는 균열이 발견됐다. 이 엔진이 장착된 기체는 현재 15대로, 육군 항공학교에 배치된 대부분 항공기에서 엔진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진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이상 징후를 파악한 뒤, 지난달부터 해당 기체들의 비행을 전면 중단시킨 상태다. 이로 인해 전력화 초기 단계에서 사실상 ‘엔진 리콜’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문제의 핵심, 프랑스제 엔진과 ‘디퓨저’ 공정
미르온의 엔진은 프랑스 사프란(Safran)이 원 기술을 보유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결함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부위는 엔진 내부 공기 흐름을 안정화하는 핵심 부품인 ‘디퓨저’로, 이 부분에 부식과 균열이 동시에 보고됐다. 조사 과정에서 국내 조립 공정이 원 제작사 사프란의 방식과 일부 달랐던 점이 원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디퓨저 조립 과정에서 고무망치를 사용해 가해진 물리적 충격이 미세 균열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한화 “도면 요구대로 했다”…그러나 신뢰 타격은 불가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원 제작사 도면 요구사항에 맞춰 세부 작업 공정을 자체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며, 해당 공정이 사프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성격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엔진 내부에서 광범위한 부식·균열이 나온 이상, 단순 해명만으로는 군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크다. 핵심은 “도면대로 했느냐”를 넘어, 실제 조립·검사 과정이 항공기 엔진 수준의 엄격함과 품질 관리를 충족했는가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500MD·코브라 대체 계획에 빨간불
미르온은 노후화된 500MD와 AH-1S 코브라 공격헬기를 단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국산 소형무장헬기다. 국산 공대지 유도탄 ‘천검’ 등 각종 무장을 탑재해, 저고도 대전차·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군은 2031년까지 160여 대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엔진 납품 차질과 비행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 일정 전반에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현재 미르온이 집중 배치된 육군 항공학교의 경우, 신규 기종을 기준으로 한 조종사 양성 교육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적기 전력화보다 조종사 안전이 최우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의원은 이번 엔진 결함이 “조종사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일정에 맞춰 전력화를 서두르는 것보다, 엔진 결함의 완전한 해소와 신뢰할 수 있는 조립 공정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군용 헬기는 한 번의 엔진 고장만으로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기 전력화’와 ‘조종사 안전’ 사이에서 후자를 확실하게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방사청 “원인 분석 후 공정 개선”…변수는 시간
방위사업청은 현재 관계 당국과 제작사와 함께 엔진 결함의 정확한 원인 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조립 공정을 개선하고, 이미 제작된 엔진들에 대한 복구·보강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해 전력화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식·균열이 어느 수준까지 구조적으로 확산됐는지, 완전한 재설계를 요구하는 수준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분석과 공정 개선, 재검증에 시간이 길어질수록 전력 공백 논란과 함께 ‘한국 차세대 공격헬기’에 대한 신뢰 회복도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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