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일요일 아침마다 예배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시니어들이 많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종교적인 신념 때문만은 아니다.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자식들과도 멀어진 노년층에게 교회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한다.
자식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늙을수록 기를 쓰고 예배당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시니어들의 현실적인 이유들을 알아본다.

결정적인 이유는 자식보다 더 따뜻하게 내 안부를 물어주고 매주 정기적으로 나를 반겨주는 유일한 사회적 울타리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적막한 집안에서 전화 한 통 받지 못하다가도 교회만 가면 내 이름을 불러주며 손을 잡아주는 교인들이 있어 살아있음을 느낀다.
자식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한 노년의 일상에 따뜻한 관심을 보이고 챙겨주는 소속감이야말로 외로운 노인들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나이 들수록 가장 두려워하는 고독사를 방지하고 내가 아프거나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를 찾아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주 정기 모임에 얼굴을 비추다가 하루만 결석해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집으로 찾아와 주거나 전화를 걸어주는 이들이 바로 교회 식구들이다.
아무도 모르게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 마지막을 지켜줄 안전망으로 교회를 선택하는 셈이다.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노년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배려해 주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자리를 내어주기 때문이다.
은퇴 후 사회적 지위를 잃고 세상 밖으로 밀려나면 소외당하기 일쑤지만 교회 안에서는 직분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내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큰돈을 쓰지 않아도 품격을 지키며 동년배들과 어울릴 수 있고 나이 든 어른으로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소통 공간인 셈이다.

예배가 끝난 후 정성스럽게 차려진 따뜻한 밥 한 끼를 이웃들과 나누며 사람 온기 가득한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 사는 노년층에게 가장 곤욕스러운 일 중 하나가 매일 혼자 대충 때우는 끼니인데 교회 식당에서는 북적이는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밥을 먹을 수 있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함께 먹으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는 배고픔뿐만 아니라 노년기 마음의 굶주림까지 완벽하게 채워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 내가 깨끗하게 옷을 차려입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삶의 명확한 이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아무런 계획도, 역할도 없는 노년의 일상은 사람을 무기력하고 빠르게 늙게 만들지만 매주 일요일만큼은 멋지게 차려입고 나설 수 있는 소중한 일과가 되어준다.
좋은 말씀을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고 내가 아직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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