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전부 들어 갑니다” 맨날 만지던 ‘이 물건’ 세균이 변기만큼 폭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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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해 보이는 물건도 수백 명의 손이 반복해서 닿으면 세균이 모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세균이 많다고 하면 대부분 화장실 변기나 쓰레기통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일상에서 더 자주 손을 대는 공용 물건이 오히려 위생 관리의 빈틈이 되기도 한다. 식당에서 주문할 때 누르는 터치패드, 마트에서 한 시간 가까이 잡고 다니는 장바구니와 쇼핑카트, 호텔 객실에 들어가자마자 집어 드는 TV 리모컨이 대표적이다.
이 물건들의 공통점은 하루에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지만 사용자가 바뀔 때마다 닦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손에 묻은 미생물이 표면으로 옮겨지고 다음 사람이 다시 만지면서 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문제는 그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거나 눈과 코, 입을 만질 때다. 결국 세균 수 자체보다 공용 물건을 만진 손을 씻지 않은 채 다른 행동을 이어가는 습관이 위생 관리에서 중요한 지점이 된다.

식당 터치패드는 주문 전 수많은 손가락이 지나가는 대표적인 고접촉 표면이다
요즘 식당에서는 직원 대신 키오스크나 테이블 터치패드로 주문하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식사 직전 이용하는 기기라는 점이다. 해외에서 공개된 공용 키오스크 관련 조사에서는 일부 터치스크린에서 25만 개가 넘는 세균 집락이 확인된 사례도 소개됐다. 불특정 다수가 연속으로 화면을 누르는 구조가 표면 오염을 키우는 이유로 지목됐다.
특히 터치패드를 누른 직후 물티슈로 손을 대충 닦고 치킨이나 햄버거처럼 손으로 집어 먹는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문을 끝낸 뒤 화장실에서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다. 손 씻기가 어렵다면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식사 도중에는 눈이나 코를 비비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마트 장바구니와 쇼핑카트는 사람 손뿐 아니라 식품 포장과 아이의 손발까지 닿는다
마트 카트 손잡이는 생각보다 접촉 경로가 복잡하다. 여러 소비자가 같은 손잡이를 잡고, 카트 안에는 채소와 육류 포장 제품, 생활용품이 번갈아 담긴다. 어린아이가 카트 좌석에 앉거나 손잡이를 직접 만지는 경우도 많다. 미국 5개 대도시의 쇼핑카트 85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세균 수가 카트당 110개에서 최대 1천100만 CFU까지 확인됐고, 조사 카트의 72%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 일부 시료를 추가 분석한 결과 대장균도 확인됐다.
마트에 손잡이용 소독티슈가 준비돼 있다면 사용 전에 한 번 닦는 것이 좋다. 장을 보는 도중 과자나 시식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 행동은 피하고, 쇼핑을 마친 뒤 손을 씻기 전까지 스마트폰과 얼굴을 반복해서 만지는 습관도 줄이는 것이 좋다. 육류나 생선처럼 내용물이 샐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별도 비닐에 담아 카트 내부의 다른 식품과 분리하면 교차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호텔 리모컨은 객실에서 가장 많이 만지면서도 청소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물건이다
호텔에 도착하면 침대에 누워 가장 먼저 TV 리모컨을 집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리모컨의 버튼과 틈새가 평평한 테이블처럼 빠르게 닦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진이 호텔 객실을 조사한 결과 TV 리모컨은 가장 오염도가 높은 물건 가운데 하나였으며, 평균 67.6 CFU 수준의 세균 오염이 측정됐다. 다른 호텔 위생 조사에서도 객실 표면의 81%에서 분변 관련 세균이 확인됐고 리모컨과 전등 스위치가 오염도가 높은 물건으로 지목됐다.
호텔에 들어간 뒤 리모컨을 바로 사용해야 한다면 소독용 티슈로 겉면과 버튼 주변을 가볍게 닦는 방법이 있다. 사용 후에는 손을 씻고, 리모컨을 만진 손으로 야식이나 과일을 바로 집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여행용 소독티슈 하나만 챙겨도 리모컨과 전등 스위치, 문손잡이처럼 손이 많이 닿는 곳을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다.

공용 물건을 모두 피할 필요는 없다…핵심은 ‘만진 다음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터치패드와 장바구니, 리모컨을 사용했다고 바로 질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세균이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만지는 표면은 손을 통한 미생물 이동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손 위생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용 물건을 만진 직후 음식을 먹거나 콘택트렌즈를 만지고, 코와 입 주변을 손으로 만지는 행동은 줄이는 편이 좋다.
가장 확실하면서 간단한 습관은 손 씻기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물과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을 씻을 것을 권고하며, 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손 소독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세균을 무서워해 공용 물건을 피하기보다 식사 전과 외출 후 손을 씻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위생 관리법이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도 쇼핑카트 손잡이의 오염 문제가 실제 조사로 확인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물 120개 시료를 조사한 결과, 마트 쇼핑카트 손잡이에서는 평균 1,100CFU의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같은 조사에서 PC방 마우스는 690CFU, 버스 손잡이는 380CFU였으며 쇼핑카트 손잡이의 일반세균 수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손 위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국내 실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손 씻기 실험에서는 손을 씻지 않고 만지거나 조리한 음식에서 깨끗하게 손을 씻은 뒤 다룬 음식보다 약 56배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식당 터치패드나 마트 카트, 호텔 리모컨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만진 뒤 손을 씻고 식사 전 손 위생을 챙기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손에서 음식으로 이어지는 오염 경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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