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을 봤는데 얼굴이 노랗고 손바닥까지 붉다…간이 상당히 지쳤을 때 피부에 흔적이 나타날 수 있다
간은 이상이 생겨도 초기에는 뚜렷한 통증이나 증상이 적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간 질환을 발견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간 기능 저하나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피부와 눈, 손바닥처럼 겉으로 보이는 부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피부와 눈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얼굴이나 가슴 주변에 붉은 혈관이 거미 다리처럼 퍼지는 거미상 혈관종, 손바닥이 유독 붉어지는 수장 홍반이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진행된 간경변증에서 빌리루빈 상승에 따른 황달과 거미상 혈관종, 수장 홍반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 세 증상만으로 간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전에 없던 변화가 갑자기 생기거나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다.

얼굴빛이 누렇게 변한다…간이 빌리루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황달’일 수 있다
우리 몸에서는 오래된 적혈구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노란색을 띠는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간이 빌리루빈을 처리해 담즙을 통해 배출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하지만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속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때 피부와 얼굴빛이 노랗게 보이고 특히 눈의 흰자까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난다. 차병원은 간이 나빠지면 빌리루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해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얼굴이 단순히 칙칙해진 것과 달리 눈 흰자까지 노랗게 변하고 소변색이 짙어졌다면 간과 담도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코와 뺨 주변에 붉은 혈관이 거미줄처럼 퍼진다…간이 호르몬을 처리하는 능력과 연관될 수 있다
흔히 ‘붉은 혈관종’이라고 표현하지만 간 질환에서 주목하는 것은 거미상 혈관종이다. 가운데 붉은 점을 중심으로 가느다란 혈관이 거미 다리처럼 사방으로 뻗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간경변증으로 간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을 비롯한 호르몬 대사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혈중 호르몬 변화가 피부 혈관 확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소화기내과 전문의 역시 간경화에서 에스트로겐 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혈중 농도가 증가하고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거미상 혈관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얼굴과 목, 가슴, 어깨와 팔 윗부분 등에서 관찰될 수 있다. 다만 거미상 혈관종은 건강한 사람이나 임신 등 다른 상황에서도 생길 수 있어 한두 개만으로 간경변증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여러 개가 늘고 황달이나 복부 팽만이 동반된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손바닥만 유독 새빨갛게 변한다…간경변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장 홍반’이다
손바닥을 봤을 때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아래쪽을 중심으로 유독 붉은빛이 강하게 보이는 증상을 수장 홍반이라고 한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 변화 가운데 하나다. 거미상 혈관종과 마찬가지로 간 기능 저하에 따른 호르몬 대사 변화와 말초 혈관 확장이 관련된 것으로 설명된다. 혈관이 넓어지면서 피부 표면으로 흐르는 혈액이 증가해 손바닥이 붉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간경변증에서 손바닥이 붉어지는 수장 홍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평소 손바닥 색이 붉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색깔 하나만 보고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전과 달리 손바닥이 지속적으로 붉어지고 거미상 혈관종이나 황달까지 함께 나타난다면 간 기능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세 가지가 나타났다면 ‘간 영양제’부터 찾을 때가 아니다…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얼굴과 눈이 노랗게 변하고 피부에 거미 모양 혈관이 늘어나며 손바닥까지 붉어졌다면 건강식품을 먹으며 기다리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간경변증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황달과 복수, 하지 부종, 간성뇌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간경변증 검사에서는 빌리루빈 상승과 알부민 감소, 응고검사 이상, 혈소판 감소 등이 관찰될 수 있으며 초음파와 CT 등을 통해 간과 비장, 문맥고혈압 등의 상태를 확인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B형간염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며 만성 B·C형간염이나 지방간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간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피부에 나타난 변화는 간 질환을 확진하는 검사가 아니라 검사를 받아볼 이유를 알려주는 신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는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55세 남성이 어느 날 손바닥이 붉게 변한 것을 발견한 사례가 건강 기사로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이 남성은 최근 배가 불러오는 변화와 구취도 느끼고 있었지만 나이와 복부비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손바닥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수장 홍반과 피부 혈관이 거미 다리처럼 퍼지는 거미상 혈관종이 간경변증에서 관찰될 수 있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국내 입원 간경변 환자 33명을 분석한 별도의 연구에서도 피로감은 87.9%, 복수는 84.8%, 황달은 78.8%에서 확인됐으며 대상자의 78.8%가 비대상성 간경변 상태였다. 간은 상당한 손상이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 않을 수 있다. 어느 날 얼굴과 눈이 노랗게 변하거나 없던 거미 모양의 붉은 혈관이 여러 개 생기고 손바닥 색까지 눈에 띄게 붉어졌다면 단순한 피부 변화라고 넘기지 말고 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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