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도 자주 안 마시는데 간이 나빠진다…매일 먹던 가공식품 속 ‘보존료’와 식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간 건강이 걱정되면 가장 먼저 술부터 줄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지방간이 발견되면서 평소 어떤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 단무지를 비롯한 절임식품,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일부 시판 빵에는 제품에 따라 아질산염과 소브산류, 프로피온산류 같은 식품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다. 보존료는 곰팡이와 미생물 증식을 억제해 식품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식품과 최대 사용량을 엄격하게 정해 관리한다. 문제는 보존료 하나만 먹었다고 간이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가 반복되면서 당과 지방, 나트륨 섭취까지 함께 증가하는 생활이다. 간은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 생체 이물의 처리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장기간의 불균형한 식생활은 간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햄과 소시지에는 아질산염이 사용될 수 있다…국내 기준은 아질산이온으로 1kg당 0.07g 이하이다
가공육에서 자주 언급되는 첨가물은 아질산나트륨이다. 고기의 붉은 색을 유지하고 염지육의 품질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며 미생물 관리 목적도 있다. 국내 식품첨가물 기준에서는 식육가공품 등에 사용되는 질산염·아질산염이 최종 식품에 아질산이온으로 1kg당 0.07g, 즉 70mg 이상 남지 않도록 기준을 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도 아질산염은 햄류의 79.4%, 소시지류의 68.9%에서 검출돼 조사 첨가물 가운데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아질산염과 질산염은 체내에서 여러 대사 과정을 거치며 특정 조건에서는 N-니트로소 화합물 형성과 관련될 수 있어 가공육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는 것이 권고된다. 간 건강 측면에서도 가공육은 보존료만 볼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많은 식품이라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 매일 햄과 소시지를 반찬처럼 먹는 습관이라면 섭취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노란 단무지에도 보존료가 사용될 수 있다…절임식품의 소브산 허용기준은 1kg당 1g 이하이다
김밥과 짜장면을 먹을 때 빠지지 않는 단무지는 대표적인 절임식품이다. 절임식품에는 제품에 따라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소브산이나 소브산칼륨 같은 보존료가 사용될 수 있다. 국내 식품첨가물 기준에서 절임식품의 소브산류는 소브산으로서 1kg당 1.0g 이하로 허용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역시 절임류의 소브산 허용기준을 1.0g/kg 이하로 안내하고 있다.
실제 식약처 조사에서는 절임류의 36.7%에서 소브산이 검출됐다. 물론 모든 단무지에 소브산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며 실제 함량은 제품마다 다르다. 그러나 단무지를 포함한 절임식품은 나트륨 섭취량까지 높아질 수 있어 한 번에 많은 양을 반복해서 먹기보다 식품 표시의 원재료명과 식품첨가물 표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오래 두어도 쉽게 곰팡이가 피지 않는 일부 시판 빵…프로피온산류는 빵 1kg당 2.5g 이하까지 허용된다
공장에서 생산돼 유통되는 일부 빵에는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피온산나트륨이나 프로피온산칼슘 같은 보존료가 사용될 수 있다. 식약처 식품첨가물 기준에 따르면 빵류의 프로피온산류는 프로피온산으로서 1kg당 2.5g 이하로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처 역시 프로피온산을 빵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보존료로 소개한다. 다만 모든 시판 빵이 최대 허용량만큼 보존료를 넣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품에 따라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실제 사용량이 기준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 간 건강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판 빵을 식사처럼 반복해서 먹을 경우 정제 탄수화물과 첨가당, 지방 섭취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되고 간에 축적되는 생활이 장기간 이어지면 지방간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

간은 음식에서 들어온 여러 물질의 대사에 관여한다…보존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초가공식품을 매일 먹는 습관’이다
간은 혈액 속 여러 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키고 배설에 관여하며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 때문에 특정 첨가물의 과량 노출과 간 기능의 관계를 살펴보는 실험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일부 보존료 연구에서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간 기능 변화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사람에게 허용기준 이내의 보존료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간 손상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더 주의해야 할 것은 햄과 소시지, 포장 빵 등 초가공식품을 반복적으로 많이 먹는 식습관이다. 한국인을 추적한 최근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가장 높은 집단이 가장 낮은 집단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1.75배 높았고, 중등도 이상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게 나타났다. 보존료 하나만 피하는 것보다 가공식품 자체의 섭취 빈도를 줄이고 신선한 식재료 비중을 높이는 것이 간 건강에는 더 중요하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이 실제로 먹는 가공식품 속 식품첨가물 노출 수준을 직접 조사한 사례가 있다. 식약처는 시중 유통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식품첨가물 함량과 섭취 수준을 분석했으며 조사 대상 가운데 아질산염 검출률은 36.5%, 소브산은 7.5%로 나타났다. 특히 아질산염은 햄류 79.4%와 소시지류 68.9%에서 검출률이 높았고, 소브산은 절임류에서 36.7%의 검출률을 보였다.
다만 실제 국민 섭취량을 반영해 위해도를 분석한 결과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1.4% 이하였으며, 해당 식품을 많이 먹는 고섭취군에서도 11.3% 이하로 평가돼 당시 국내 노출 수준은 안전한 범위로 확인됐다. 반면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자료를 활용한 최근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결국 간 건강을 위해 가공육과 단무지, 시판 빵을 공포의 음식처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매일 반복해서 먹는 습관은 바꾸는 것이 좋다. 햄 대신 생고기와 달걀, 단무지 대신 신선한 채소, 포장 빵 대신 가공도가 낮은 식품을 선택하는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간이 처리해야 할 대사 부담을 줄이는 식생활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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