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영양제보다 먼저 실천해야 할 습관이 있다…치매 예방은 일상 속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수 있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치매는 생활습관을 통해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치매학회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두뇌를 사용하는 활동, 사회적 교류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으로 권장하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행동 가운데는 집에서 직접 요리하기, 뒤로 걷기, 그림 그리기가 있다.
모두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운동은 아니지만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억력은 한 가지 기능만 사용하는 것보다 몸과 손, 눈, 사고를 함께 활용할 때 더욱 활발하게 자극될 수 있다.

직접 요리하면 뇌가 계속 일을 한다…계획부터 기억, 손동작까지 동시에 사용하는 활동이다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행동이 아니다. 냉장고 속 재료를 확인하고 메뉴를 정하며 순서를 기억하고 조리 시간을 계산하는 과정까지 모두 뇌를 사용한다. 여기에 칼질과 불 조절, 간 맞추기 같은 손동작도 동시에 이뤄진다. 이런 활동은 기억력과 집중력, 실행기능을 함께 사용하는 대표적인 복합 인지 활동이다.
특히 노년기에는 직접 요리를 하는 사람이 식사를 배달이나 외식에만 의존하는 사람보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오래 유지하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채소와 생선, 통곡물 중심의 식사를 스스로 준비하는 습관은 치매 예방 식단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사나 MIND 식단을 실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요리는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라 뇌를 꾸준히 움직이는 생활 속 훈련이 될 수 있다.

뒤로 걷기는 평소와 다른 뇌 회로를 사용한다…균형감각과 집중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평소 사람은 대부분 앞으로만 걷는다. 하지만 뒤로 걷기는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이기 때문에 뇌가 평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발의 위치를 계속 확인하고 균형을 유지하며 주변 환경까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에서는 뒤로 걷기가 균형 능력과 보행 조절,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뒤로 걷는 동안에는 평소 사용 빈도가 낮은 신경 회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뒤로 걷기는 넘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공원이나 운동장처럼 장애물이 없는 안전한 장소에서 천천히 실시해야 한다. 노년층이라면 손잡이나 보호자가 있는 환경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 뇌는 기억과 감정을 함께 사용한다…손끝 활동도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림 그리기는 미술 실력이 뛰어나야 하는 활동이 아니다. 연필로 사과 하나를 그리거나 색칠을 하는 과정에서도 뇌는 형태와 색을 구분하고 손의 움직임을 조절하며 기억 속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러한 과정은 시각 기능과 공간 인지, 집중력, 손의 미세운동을 동시에 활용하게 만든다. 실제 미술 활동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과 인지 재활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은 스트레스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손과 뇌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하루 20~30분 정도의 그림 그리기만으로도 뇌를 사용하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다.

치매 예방은 하나의 운동보다 여러 자극을 함께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하나의 영양제나 특정 운동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절주, 혈압·혈당 관리, 사회활동 유지, 지속적인 인지 활동을 함께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요리와 뒤로 걷기, 그림 그리기의 공통점도 몸과 뇌를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 활동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충분한 수면과 독서, 사람들과의 대화까지 함께 실천한다면 기억력 유지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치매 예방은 어려운 프로그램보다 매일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는 중앙치매센터와 보건복지부가 전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미술 활동과 요리 프로그램, 신체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치매 예방수칙 ‘3권(勸)·3금(禁)·3행(行)’에서는 운동하기와 소통하기, 독서 등 꾸준한 인지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치매 예방이 특정 약이나 영양제보다 일상 속에서 몸과 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뒤로 걷기를 연습하며, 그림을 그리는 작은 습관도 꾸준히 이어간다면 기억력 유지와 건강한 노후를 위한 좋은 실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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