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소해 보이는 귀 습관이 손상을 반복해서 쌓이게 만든다
청력은 어느 날 갑자기 크게 떨어지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자극이 오랜 시간 누적되면서 서서히 나빠지는 경우도 많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이어폰 음량을 높이거나 젖은 면봉을 귀 깊숙이 넣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잠드는 행동은 각각 소음 노출과 외이도 손상, 장시간 밀폐라는 다른 방식으로 귀 건강에 부담을 준다.
특히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는 큰 소리에 의해 심하게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기 전에 사용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시끄러운 곳에서 볼륨을 높이면 귀에는 소음이 겹쳐 들어온다
버스나 지하철, 헬스장처럼 주변 소음이 큰 장소에서는 음악이나 영상 소리가 묻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이어폰 음량을 높이게 된다. 이때 귀는 주변 소음과 이어폰에서 나오는 높은 음압에 동시에 노출된다. 소리가 크고 노출 시간이 길수록 달팽이관 내부의 감각세포가 받는 부담이 증가하며, 처음에는 귀가 먹먹하거나 높은 음이 잘 들리지 않는 일시적 청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노출이 반복되면 이명과 소리 구별 능력 저하, 영구적인 소음성 난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지 못하는 이어폰보다 차음이 잘되거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제품이 불필요하게 음량을 올리는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젖은 면봉은 귀지를 밀어 넣고 외이도 피부까지 벗겨낼 수 있다
귀지는 더러운 찌꺼기만이 아니라 먼지와 이물질을 붙잡고 외이도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젖은 면봉으로 귀를 후비면 불어난 귀지가 안쪽으로 밀려 귀마개처럼 굳을 수 있고, 얇고 민감한 외이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 면봉의 물기까지 귀 안에 남으면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만들어져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진다.
이 때문에 가려움과 통증, 진물, 외이도염이 발생하고 외이도가 부어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으면서 일시적인 청력 저하도 생길 수 있다. 면봉을 지나치게 깊이 넣을 경우에는 고막을 직접 건드려 천공이나 출혈, 이명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이어폰을 끼고 자면 소음 노출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잠드는 행동의 가장 큰 문제는 음량보다도 노출 시간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들기 전에는 작게 틀었다고 생각해도 음악이나 영상이 몇 시간 동안 계속 재생되면 청각기관이 휴식할 시간이 줄어든다. 소음성 청력 손상은 소리의 크기와 노출 시간이 함께 결정하므로 비교적 낮은 음량도 밤새 반복되면 하루 전체 소음 노출량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자동 재생으로 다음 영상이나 음원이 이어지거나 재생 중 음량이 달라지는 콘텐츠를 사용하면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채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될 수 있다. 큰 소리를 오래 들을수록 청력 손상이 더 빨리 누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들기 전에는 타이머를 설정하거나 이어폰을 빼는 것이 안전하다.

장시간 착용은 외이도를 밀폐해 염증과 귀지 막힘도 유발한다
이어폰을 착용한 채 옆으로 누우면 이어버드가 귀 안쪽으로 눌리면서 외이도 입구에 지속적인 압력과 마찰이 가해진다. 오랜 시간 귀가 막혀 있으면 땀과 습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워지고, 이어폰 표면의 오염물질이 피부와 계속 접촉하면서 외이도염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인이어 이어폰은 귀지가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과정을 방해해 귀지 막힘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소리를 재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어폰을 끼고 잤다고 곧바로 감각신경성 난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위험은 밤새 재생되는 소음과 장시간 밀폐, 압박, 위생 문제에서 커진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국내 청소년 조사에서도 시끄러운 환경의 이어폰 사용 위험이 확인됐다
국내 사례로 인제대학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19세 청소년 532명을 분석한 결과,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어폰을 사용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난청 위험이 약 4.5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하루 평균 80분 이상 이어폰을 사용한 집단은 80분 미만으로 사용한 집단보다 난청 위험이 약 4.7배 높았다. 별도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에서도 중·고등학생 2,879명 가운데 17.2%가 조사 기준상 난청에 해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생기고, 평소 잘 들리던 말소리가 흐릿해졌다면 이어폰 사용을 줄이는 데서 끝내지 말고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시끄러운 장소에서 음량을 올리기보다 이어폰 사용을 잠시 멈추고, 한 시간가량 사용했다면 귀에 휴식 시간을 주며, 면봉은 외이도 안쪽까지 넣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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