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맛 없을 때 꺼내는 짭조름한 반찬이 혈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젓갈 한 통과 장아찌 몇 종류, 짭조름하게 구운 자반생선이 자리를 잡고 있는 집이 많다. 입맛이 없을 때 밥 한 공기를 쉽게 비우게 해주는 반찬들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이 매일 식탁에 오르면 나트륨 섭취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동맥경화는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 등이 쌓이면서 혈관이 두꺼워지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짠 반찬이 곧바로 혈관에 기름을 붙이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나트륨이 혈압을 계속 높이고 혈관 벽에 부담을 주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결국 문제는 한두 젓가락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짠맛이다.

젓갈류는 적은 양으로도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크게 끌어올린다
명란젓과 오징어젓, 새우젓은 발효 과정에서 많은 소금이 사용된다. 한 번에 먹는 양은 적어 보여도 밥을 먹을 때마다 조금씩 집어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금세 쌓인다. 체내 나트륨이 많아지면 혈액 속으로 수분이 끌려 들어와 혈액량이 늘고, 그만큼 혈관 벽이 받는 압력도 높아진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염증 반응이 반복되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 미만, 소금으로는 약 5g 미만으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도 젓갈과 같은 염장식품을 대표적인 고나트륨 식품으로 분류한다.

염장 생선은 생선의 장점보다 짠맛이 앞설 수 있다
고등어나 조기 같은 생선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본래 건강한 식재료다. 그러나 소금에 절인 자반생선이나 염장 생선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굽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 짠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고, 밥과 국까지 함께 먹으면서 한 끼 나트륨 섭취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식사가 더 부담스럽다. 높은 혈압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고, 나트륨 과다 섭취는 그 혈압을 밀어 올리는 가장 익숙한 식습관 가운데 하나다. 생선을 건강하게 먹으려다 소금까지 지나치게 먹는 셈이다.

장아찌는 채소 반찬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양념의 비중이 크다
마늘장아찌와 깻잎장아찌, 무장아찌는 채소로 만들었기 때문에 건강한 반찬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간장과 소금, 설탕에 오랫동안 절이는 과정에서 원재료보다 양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짠 장아찌를 먹으면 흰밥을 더 많이 먹게 되고, 국물이나 찌개까지 곁들이는 경우도 많다.
한 끼 전체가 짠맛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최근에도 하루 약 3,000mg 안팎으로 세계보건기구 권고량을 웃돌고 있다. 장아찌 몇 장을 먹는 행동보다 이런 반찬이 매끼 반복되는 식탁이 더 문제다.

동맥경화 관리에는 귀리와 콩, 등푸른생선, 채소가 잘 맞는다
혈관 건강을 생각한다면 짠 반찬을 줄이는 동시에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귀리와 보리, 콩류를 식탁에 자주 올리는 것이 좋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에서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흡수를 줄여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유리하다. 고등어와 연어 같은 등푸른생선은 염장하지 않은 상태로 구워 먹으면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기 좋고, 견과류와 채소는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을 더한다.
실제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와 견과류를 중심으로 한 식사 패턴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권장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음식 하나가 혈관을 씻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단이 매일 반복되는 것이다.

짠 반찬은 끊기보다 식탁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젓갈은 밥 위에 듬뿍 올리기보다 작은 종지에 조금만 덜고, 염장 생선은 굽기 전 물에 잠깐 담가 짠맛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장아찌도 양념 국물까지 먹지 말고 한두 조각만 곁들이는 편이 낫다. 대신 생채소와 두부, 콩 반찬, 싱겁게 구운 생선을 늘리면 식탁의 균형이 달라진다.
동맥경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기보다 높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염증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진행된다. 밥도둑 반찬을 매일 먹는 습관부터 조금씩 줄이는 것, 그게 혈관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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