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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받아서 그런거 아닙니다” 손이나 발에 생긴 ‘이 증상’ 피부암 초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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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손바닥·발바닥에도 ‘말단흑자성 흑색종’이 생길 수 있다

피부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얼굴이나 팔, 목처럼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부터 떠올린다. 그래서 어느 날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검은 점 하나가 생겨도 “여기는 햇빛도 거의 안 받는데 무슨 피부암이겠어”라며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흑색종 가운데에는 손바닥과 발바닥, 손발톱 아래처럼 신체 말단부에서 발생하는 말단흑자성 흑색종이라는 유형이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암 분류 자료에서도 말단흑자성 흑색종은 손바닥과 발바닥, 손발톱 부위에서 발생하는 흑색종으로 분류되며, 미국피부과학회 역시 발바닥의 새롭게 생기거나 커지는 어두운 반점이 흑색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아시아인을 포함한 유색 피부 인구에서는 말단 부위 흑색종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SEER 교육자료에서는 말단흑자성 흑색종이 손바닥과 발바닥, 손발톱에서 나타나며 아시아인 흑색종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독자라면 이 부분을 더 기억할 필요가 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점이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암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평소 없던 색소 반점이 새롭게 생기고 그 모양이 계속 변한다면 일반적인 점과 다른 변화인지 확인할 가치가 충분하다. 햇빛이 닿지 않는 위치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면 안 되는 피부암이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손·발바닥의 새로운 점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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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평범한 점이나 멍처럼 보여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말단흑자성 흑색종이 까다로운 이유는 처음부터 무서운 피부암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초기에는 발바닥이나 손바닥에 갈색 또는 검은색의 평평한 반점처럼 나타날 수 있고 색깔이 균일하지 않거나 가장자리가 조금씩 흐트러져 보이는 정도일 수 있다. DermNet은 초기 말단흑자성 흑색종이 흔히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 반점으로 시작하고 한 병변 안에 여러 색이 섞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진행되면서 병변이 두꺼워지거나 결절처럼 솟고 표면이 벗겨지는 형태로 변할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도 발의 흑색종이 단순한 점처럼 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 다쳤던 부위의 새로운 병변, 붉거나 분홍빛을 띠는 병변, 손발톱 아래의 갈색·검은색 세로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실제 생활에서는 발바닥에 검은 부분이 생기면 새 신발 때문에 멍이 들었다고 생각하거나 굳은살과 티눈, 피멍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그러다 몇 달 뒤에도 없어지지 않거나 조금씩 넓어져서야 피부과를 찾는 식이다.

말단흑자성 흑색종은 다른 피부 부위의 흑색종에 비해 진단 당시 더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이러한 진단 지연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발바닥 점이 위험한 이유는 점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평범하게 보여 오래 방치하기 쉽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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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불규칙한 경계·여러 색·커지는 변화’가 보이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점을 볼 때는 단순히 “검다, 안 검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흑색종을 살펴볼 때 흔히 사용되는 기준이 이른바 ABCDE 원칙이다. 한쪽 절반과 다른 절반의 모양이 다른 비대칭, 가장자리가 매끈하지 않고 들쑥날쑥한 불규칙한 경계, 한 병변 안에 갈색·검은색·회색·붉은색 등 여러 색이 섞이는 색의 다양성, 점의 크기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색·형태가 바뀌는 변화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미국피부과학회 역시 발의 흑색종에서 비대칭과 불규칙한 경계, 여러 색깔 등이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기존에 수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던 점과 달리 최근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커지거나 색이 짙어지고, 경계가 주변 피부로 번지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면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말단 부위는 일반 피부와 피부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피부과에서는 확대경 검사인 더모스코피를 이용해 색소가 어느 피부 능선에 분포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확인한다. 말단흑자성 흑색종에는 일반적인 손·발바닥 점과 구별되는 특징적인 더모스코피 패턴이 알려져 있다.

일반인이 이 패턴까지 직접 구별할 필요는 없다. 대신 새로 생겼는지, 계속 커지는지, 모양과 색이 달라지는지 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사진을 찍어 한두 달 전 모습과 비교하는 방법도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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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아래 검은 줄이나 낫지 않는 상처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손바닥과 발바닥만 확인하고 끝내기에는 아쉽다. 말단흑자성 흑색종은 손발톱 아래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발톱 아래에 이전에는 없던 갈색이나 검은색 세로줄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선이 넓어지거나 색이 짙어지는 모습은 피부과에서 확인할 만한 변화다. 미국피부과학회는 발에 생길 수 있는 흑색종의 신호로 발톱 아래의 갈색 또는 검은색 세로줄을 제시하고 있으며, 손발톱 주변이나 아래 역시 흑색종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로 설명한다.

또 발바닥에 상처가 생겼는데 평소처럼 아물지 않고 반복적으로 피가 나거나 표면이 벗겨지고, 점처럼 보이던 병변이 점점 두꺼워지거나 혹처럼 솟는다면 단순한 티눈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진행된 말단흑자성 흑색종에서는 병변이 결절 형태로 변하거나 표면에 궤양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발바닥은 매일 체중이 실리고 신발과 마찰하는 곳이라 상처나 굳은살이 워낙 흔하다. 그래서 이상한 변화가 생겨도 “며칠 지나면 없어지겠지” 하고 넘어가기 쉽다.

문제는 몇 주, 몇 달이 지나도 그대로인데 계속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다. 일반적인 상처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져야 한다.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 색이 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발톱과 발바닥은 평소 일부러 들여다보지 않으면 변화를 발견하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샤워하거나 손발톱을 정리할 때 한 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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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시점이 중요한 흑색종, ‘새로 생긴 점’은 사진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흑색종은 피부에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주변 조직과 림프절,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말단흑자성 흑색종은 일반적인 피부 흑색종보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손과 발을 직접 살펴보는 습관의 의미가 더 크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평소 없던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점을 발견했다면 휴대전화로 가까이에서 한 장 찍어두고 날짜를 기록해두는 것이다.

이후 점이 커지는지, 경계가 달라지는지, 색이 진해지거나 여러 색이 섞이는지를 비교하면 육안으로만 기억하는 것보다 변화를 파악하기 쉽다. 특히 한쪽만 유난히 다른 모양을 보이거나 빠르게 커지는 병변, 기존 점과 전혀 다른 색과 형태를 보이는 점, 손발톱 아래에서 넓어지는 검은 선이 있다면 피부과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피부과학회 역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서 자라나는 어두운 반점을 피부암의 경고 신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다.

다만 손·발바닥에 새 점이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피부암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이 부위에도 양성 점은 흔하게 생길 수 있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손바닥과 발바닥의 양성 멜라닌세포성 모반이 적지 않게 관찰됐다. 핵심은 겁을 먹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생겼고, 계속 변하는 점’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손바닥은 매일 보지만 자세히 보지 않고, 발바닥은 아예 볼 일이 적다. 흑색종이 숨어 있기 쉬운 이유도 그 무관심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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