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를 치러 본 분들은 그날 왔던 사람들을 오래 기억한다고 합니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인데도 누가 어떻게 있어 주었는지는 이상하리만치 또렷하게 남습니다.조의금 액수나 상대의 지위와는 관계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상주들이 두고두고 고맙다고 꼽는 사람들을 정리했습니다.

조용히 오래 머물러 준 사람
위로의 말을 길게 하지 않아도 자리를 지켜 준 사람이 가장 든든했다고 합니다. 장례식장은 사람이 몰리는 시간과 텅 비는 시간의 차이가 큽니다. 새벽처럼 빈자리가 많은 시간대에 앉아 있어 준 사람은 특히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상주는 그때 제대로 인사도 못 했지만 그 장면만은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이 아니라 시간이 위로가 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궂은일을 말없이 맡아 준 사람
장례는 슬픔만으로 치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처리할 일이 끝없이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손님 안내, 식사 정리, 물건 나르기처럼 티가 나지 않는 일이 계속 생깁니다. 이런 일을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맡아 준 사람이 있습니다. 상주는 그 순간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가장 크게 고마움이 남는 쪽이 이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발인이 끝난 뒤에 다시 연락해 준 사람
가장 힘든 때는 장례식장이 아니라 모든 절차가 끝난 뒤입니다. 사람들이 다 돌아가고 집에 혼자 남았을 때 비로소 실감이 밀려온다고 합니다. 그 시기에 안부를 물어 준 사람을 1위로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이 오지만, 일주일 뒤에 다시 연락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적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위로가 아니라 밥은 먹었냐는 한마디면 충분했다고 합니다.

장례식에서 오래 남는 것은 말이 아니라 곁에 있어 준 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한 인사보다 조용한 자리 지킴이 더 크게 기억됩니다.주변에 상을 치른 분이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안부를 한 번 물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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