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마비는 갑자기 쓰러지는 병으로 생각하지만 수시간·수일 전부터 몸이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심장마비라고 흔히 부르는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류가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응급질환이다. 흔히 영화에서처럼 갑자기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실제 증상은 사람마다 상당히 다르다. 미국심장협회는 대표적인 심근경색 증상으로 가슴의 압박감이나 통증뿐 아니라 등·목·턱·팔의 통증, 숨참, 비정상적인 피로감 등을 제시한다. 특히 일부 심근경색은 갑자기 강하게 시작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비교적 약한 불편감으로 서서히 시작할 수 있다. 메이요클리닉 역시 많은 환자에게 수시간에서 수일, 때로는 수주 전부터 경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 특히 놓치기 쉬운 것이 등 통증, 평소와 다른 숨참, 설명하기 어려운 극심한 피로감이다. 허리를 많이 써서 등이 아픈 것 같고, 체력이 떨어져 숨이 차는 것 같고, 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증상이 심장과 연결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면 심장근육 자체가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고, 통증 신호가 다른 부위로 전달되며, 심장의 펌프 기능이 흔들리면서 전신에 충분한 산소를 보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여성과 고령자,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서는 전형적인 심한 흉통 없이 비교적 애매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가슴이 아프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심장 문제를 배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심장은 등과 호흡, 전신의 피로를 통해서도 위험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첫 번째는 ‘등 통증’… 심장에서 발생한 통증 신호가 등과 어깨로 퍼지는 연관통일 수 있다
등이 아프면 대부분 근육통이나 잘못된 자세부터 떠올린다. 실제 등 통증의 상당수는 근골격계 문제이지만 심근경색에서도 등이나 어깨, 목과 턱으로 통증이 퍼질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심근경색의 경고 증상 가운데 하나로 등을 포함한 상체 여러 부위의 통증이나 불편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유는 ‘연관통’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심장근육이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면 통증 신호가 척수를 통해 뇌로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과 비슷한 신경 경로를 공유하는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실제 문제는 가슴 안쪽 심장에 있는데 사람은 왼쪽 어깨나 팔, 목, 턱 또는 등 가운데가 아프다고 느끼기도 한다. 메이요클리닉 역시 심근경색 통증이나 불편감이 어깨와 팔, 등, 목, 턱 등으로 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에서는 전형적인 가슴 통증보다 등이나 목의 통증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다. 미국심장협회도 여성에게 상부 등의 압박감이나 비정상적인 피로·쇠약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평소 허리나 등이 자주 아픈 사람이라면 구별이 쉽지 않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존 근육통과 다른 양상이다. 특별히 무리한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등이나 어깨 안쪽이 묵직하고 조이는 듯 아프면서 숨참·식은땀·메스꺼움·가슴 압박감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담이나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심근경색에서 등 통증은 ‘등이 망가져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산소가 부족해진 심장이 보내는 통증 신호를 뇌가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숨이 차는 증상’…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면서 호흡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
평소 잘 오르던 계단인데 갑자기 몇 층도 못 올라가고 숨이 차거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데 숨을 크게 쉬어도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 심장 상태를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숨참은 미국심장협회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심근경색 경고 증상이며 가슴 통증이 있든 없든 나타날 수 있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은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 손상 범위가 커지면서 심장의 수축 기능까지 영향을 받으면 한 번의 박동으로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몸은 조직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박동과 호흡을 증가시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숨이 차고 답답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에서도 심장이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때 숨참과 피로가 나타날 수 있으며,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 혈액이 폐 쪽에 정체되면서 호흡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심장 문제로 나타나는 숨참을 단순히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전날까지 괜찮았는데 갑자기 평지를 걸으면서 숨이 차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도 호흡이 불편하고, 여기에 가슴 압박감이나 등·턱·팔의 통증, 식은땀,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빠르게 확인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 지침에서는 숨참과 피로 역시 흉통에 준하는 협심증 등 심장 허혈의 동등 증상(anginal equivalents)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심근경색에서 숨이 찬다는 것은 단순히 폐가 힘든 것이 아니라 혈액과 산소를 전신으로 보내야 하는 심장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세 번째는 ‘극심한 피로감’… 심장이 산소와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온몸이 먼저 지칠 수 있다
심근경색과 가장 연결하기 어려운 증상이 피로감이다. 야근이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만 있어도 피곤하기 때문에 “요즘 몸이 좀 지쳤나 보다” 하고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평소와 차원이 다른 피로감이나 쇠약감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비정상적으로 심한 피로를 심근경색의 가능한 경고 신호로 제시하고 있으며 여성에서는 이런 비전형적인 증상이 상대적으로 눈에 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리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심장은 하루 종일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면서 근육과 뇌, 각종 장기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근육 자체가 충분한 산소를 받지 못하면 심장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더 큰 부담을 받는다. 심장의 펌프 능력까지 떨어지면 몸이 요구하는 만큼 혈액을 공급하기 어려워지고 평소 어렵지 않았던 활동에서도 쉽게 지치고 기운이 빠질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에서도 심장이 몸의 요구량에 맞는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경우 비정상적인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된다. 문제는 이런 피로가 “잠을 조금 더 자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충분히 쉬었는데도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평소 하던 집안일이나 걷기가 버거워지면서 숨참, 메스꺼움, 식은땀, 등이나 어깨의 불편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볼 필요가 없다. 심장 때문에 생기는 피로는 단순히 몸을 많이 써서 지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심장이 전신이 요구하는 산소와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워지면서 몸 전체가 먼저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여성·고령자·당뇨병 환자는 ‘가슴 통증이 없어서’ 놓치기 쉽다… 세 증상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심근경색에서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은 가슴 중앙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다. 실제로 흉통은 여전히 가장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모습으로 심근경색을 겪지는 않는다. 메이요클리닉은 여성과 고령자,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서 증상이 덜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메스꺼움이나 목·팔·등의 통증처럼 심장과 바로 연결하기 어려운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여성에게 숨참과 등·팔·어깨 통증, 비정상적인 피로감이나 쇠약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래서 등 통증과 숨참, 극심한 피로감은 각각 따로 보기보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 갑자기 여러 개 겹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날 무리한 운동을 한 뒤 허리를 움직일 때만 등이 아프다면 근육통 가능성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등 가운데가 묵직하면서 숨이 차고 식은땀이 나며 갑자기 힘이 빠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가슴 압박감이나 턱·팔로 퍼지는 통증, 메스꺼움,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더욱 빠른 평가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의 혈류가 차단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근육 손상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있거나 흡연을 하고 있다면 평소와 전혀 다른 등 통증과 숨참, 극심한 피로를 단순한 컨디션 저하라고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세 증상이 갑자기 겹친다면 ‘조금 쉬어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심근경색은 시간이 곧 심장근육이다
등 통증과 숨참, 피로감은 근육통이나 폐질환, 빈혈, 수면 부족 등 수많은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하나만으로 심근경색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갑작스럽고 설명하기 어려운 등 또는 상체 통증에 숨참이나 극심한 피로, 가슴 압박감, 식은땀,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면 응급상황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심장협회는 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확신이 없더라도 즉시 응급의료를 요청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119에 연락하는 것이 우선이다.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하기보다 구급차를 이용하면 이동 중 상태가 악화됐을 때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고 병원에도 상황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막힌 관상동맥을 얼마나 빨리 다시 열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느냐가 이후 심장 손상과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심장 분야에서 흔히 ‘시간이 곧 심장근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특히 “가슴이 안 아프니까 심장마비는 아닐 것”이라는 판단은 피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등·목·턱·팔 등의 불편감뿐 아니라 숨참과 피로도 심장 허혈을 나타낼 수 있는 증상으로 본다. 평소와 다른 등 통증, 갑작스러운 숨참, 설명하기 힘든 극심한 피로가 동시에 찾아온다면 몸이 보내는 경고를 기다려볼 이유가 없다.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심장을 살리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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