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으로 먹는다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음식마다 숨어 있는 ‘감염원’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에서는 생선회뿐 아니라 오징어와 육회,천엽,간,일부 해산물까지 익히지 않고 먹는 식문화가 비교적 익숙하다. 신선한 식재료 특유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열이라는 마지막 안전장치가 사라진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징어회와 민물게,천엽은 위험의 성격부터 서로 다르다. 오징어에서는 고래회충으로 잘 알려진 아니사키스류 유충을 주의해야 하고 민물게는 폐흡충 감염의 대표적인 매개체 가운데 하나다.
반면 천엽은 ‘특정 기생충 하나가 대표적으로 숨어 있는 음식’이라고 설명하기보다는 생으로 먹는 소 내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생충보다 캠필로박터를 비롯한 식중독균 오염을 더 현실적인 위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국내 생식용 소 부산물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간과 천엽 시료에서 캠필로박터 제주니 오염이 확인됐으며 연구진은 생 소 부산물 섭취에 따른 식중독 위험을 평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날것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생선과 오징어,게,육류 등을 통해 여러 종류의 식품 매개 기생충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세 음식을 모두 단순히 ‘기생충 음식’이라고 묶기보다는 오징어는 아니사키스,민물게는 폐흡충,천엽은 생 내장에 따른 세균성 식중독을 중심으로 구분해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오징어회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아니사키스’… 위벽을 파고들면서 극심한 복통을 일으킨다
오징어회를 먹을 때 가장 잘 알려진 기생충은 아니사키스(Anisakis)류,흔히 고래회충이라고 부르는 기생충이다. 아니사키스류의 생활사는 꽤 복잡하다. 바다로 나온 기생충의 유충을 작은 갑각류가 먹고 다시 물고기나 오징어가 이를 잡아먹으면서 유충이 몸속으로 들어간다. 사람이 감염된 오징어나 생선을 회로 먹으면 살아 있는 유충까지 함께 삼킬 수 있다. 사람은 아니사키스가 정상적으로 성충이 되는 숙주는 아니지만 유충이 위나 장의 점막을 파고들면서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CDC는 날것 또는 충분히 익히지 않은 생선이나 오징어를 먹으면 아니사키스증에 걸릴 수 있으며 복통,메스꺼움,구토,복부팽만,설사,혈액이나 점액이 섞인 변,미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위 아니사키스증은 회를 먹은 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갑작스럽고 심한 명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감염된 해산물을 섭취한 뒤 유충이 위나 장벽으로 침입하면서 급성 복통과 소화불량,메스꺼움,구토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장까지 내려가면 염증성 덩어리를 만들면서 크론병이나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드물게 장폐색이나 천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오징어회를 먹은 뒤 갑작스럽게 심한 복통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체기로 생각하기보다 최근 생오징어나 생선을 먹었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진단에 상당히 중요하다.

아니사키스는 복통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두드러기부터 심하면 아나필락시스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아니사키스가 까다로운 또 다른 이유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감염된 사람에게서 피부 발진과 가려움,두드러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까지 보고돼 있다. CDC 역시 아니사키스증의 증상 가운데 발진과 가려움,드물게 아나필락시스를 명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생충이 죽었다고 모든 문제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사람은 아니사키스 항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냉동 등으로 유충이 죽은 뒤에도 남아 있는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살아 있는 아니사키스 유충 자체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분한 가열이다. CDC는 해산물을 중심온도 약 63℃ 이상으로 충분히 조리하도록 권고하며 특정 기준에 맞춘 냉동 처리 역시 기생충을 죽이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흔히 하는 오해가 하나 있다.
초장과 고추냉이,식초,술에 찍어 먹으면 기생충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양념을 곁들여 먹는 것은 맛의 문제이지 충분한 가열이나 적절한 냉동 처리를 대신할 수 있는 기생충 예방법은 아니다. 특히 집에서 직접 잡거나 구입한 오징어를 별도의 안전한 냉동 처리 없이 바로 회로 먹는다면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민물게는 ‘폐흡충’이 핵심이다… 이름 그대로 기생충이 장을 뚫고 폐까지 이동한다
세 음식 가운데 기생충 감염 경로가 가장 극적인 음식은 민물게다. 날것이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민물게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생충이 폐흡충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웨스테르만폐흡충이 중요한 종이다. CDC는 한국을 폐흡충증 발생 지역 가운데 하나로 명시하고 있으며 감염된 민물게나 가재를 날것 또는 덜 익힌 상태로 먹는 것이 주요 감염 경로라고 설명한다. 사람이 감염된 민물게를 먹으면 그 안에 있던 피낭유충이 소장에서 빠져나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충은 장벽을 뚫고 복강으로 이동한 뒤 횡격막을 지나 흉강과 폐 조직으로 들어가 성충으로 성장할 수 있다. 초기에는 설사와 복통,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폐에 자리 잡은 뒤에는 기침과 가슴통증,피로감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녹슨 색이나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만성 폐흡충증은 증상만 놓고 보면 결핵이나 만성 기관지염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 CDC도 폐흡충증의 임상 양상이 결핵과 비슷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민물게를 간장이나 양념에 절였다고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CDC는 날것뿐 아니라 충분히 익히지 않았거나 절임,염장 상태의 민물게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민물게는 ‘양념에 오래 재웠으니 괜찮다’고 판단하기보다 충분한 가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흡충이 폐가 아닌 ‘뇌’로 이동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물지만 신경계 합병증도 가능하다
폐흡충이라는 이름 때문에 폐에서만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유충이 정상적인 이동 경로를 벗어나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이소성 폐흡충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장소가 중추신경계다. CDC는 폐흡충이 중추신경계로 이동할 경우 수막염과 유사한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하며 뇌를 침범한 경우가 폐 감염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폐흡충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식품 매개 기생충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감염이 크게 감소했지만 질병관리청은 현재도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에서 폐흡충을 포함한 여러 기생충을 조사하고 있다. 결국 민물게 생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싱싱한 게를 구하면 괜찮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기생충에 감염된 게가 반드시 냄새가 나거나 겉모습이 이상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선도만으로 폐흡충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CDC는 민물게와 가재를 약 63℃ 이상의 내부온도까지 충분히 익혀 먹도록 권고한다. 생으로 먹은 민물게 이력이 있으면서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속적인 기침과 가슴통증,피 섞인 가래가 나타난다면 과거 섭취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천엽은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기생충’보다 생 소 내장에서 검출되는 식중독균이 더 현실적인 위험이다
천엽은 소의 세 번째 위를 말한다. 도축과 세척 과정을 거쳐 음식으로 사용되지만 내장이라는 특성상 생으로 먹을 때는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는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천엽을 대표적인 특정 기생충 감염원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오징어의 아니사키스나 민물게의 폐흡충만큼 분명하지 않다. 대신 국내 연구에서 실제 확인된 위험 가운데 하나가 캠필로박터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생 소 부산물의 식중독 위험을 평가한 연구에서는 생간과 천엽 80개 시료를 검사했고 이 가운데 한 시료에서 캠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생 소 부산물을 섭취할 경우 캠필로박터 식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을 평가했다. 캠필로박터 감염이 발생하면 설사와 복통,발열,메스꺼움 같은 급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에서는 혈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 회복하지만 드물게 감염 이후 반응성 관절염이나 말초신경을 공격하는 길랭-바레증후군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생 내장은 충분히 가열하면 이러한 세균성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오징어회와 민물게,천엽을 한데 묶어 “모두 기생충이 많다”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오징어회는 아니사키스,민물게는 폐흡충이라는 명확한 기생충 위험이 있고 천엽은 생 내장 특성상 세균 오염과 식중독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편이 사실관계에 맞다. 생식 문화가 익숙하다고 해서 식품 속 미생물까지 익숙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깨끗해 보이는 것과 감염원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댓글7
김현주
그래서 어쩌라고 먹으라구 말라구
응
다 죽었어 근데 왜 조용할까? 죽은 사람은 말이 없기때문이지..
다먹다
나는 500번 고쳐 죽었다 살아났다~~~
지나가다
아랫 분은 그럼, 계속 먹으세요~ 주의하라고 좋은 정보를 주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 같음.
nana
나도 수십번은 죽었어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