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넣는 ‘보존료’… 매일 반복해서 먹는 식습관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에는 제조부터 소비자가 먹는 순간까지 곰팡이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변질을 늦추기 위한 여러 식품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방부제’라고 부르는 보존료가 대표적이다. 소브산과 소브산칼륨,프로피온산과 프로피온산칼슘 등이 있으며 가공육에서는 아질산나트륨이 보존과 발색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식품에 허용된 보존료는 안전성 평가를 거쳐 사용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제조된 제품을 한두 번 먹었다고 건강 이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보존료가 사용된 가공식품을 거의 매일,여러 종류씩 반복해서 먹는 식생활이다. 최근 식품 연구에서는 개별 첨가물의 허용 여부뿐 아니라 여러 첨가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식생활과 장내 환경,대사 건강 사이의 관계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보존 성분은 장내 미생물이나 염증 반응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으며 아질산염처럼 특정 조건에서 다른 물질로 전환될 가능성이 중요한 성분도 있다. 결국 소비자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방부제 한 번 먹으면 위험하다’가 아니라 매일 아침 포장 빵,점심 편의점 식품,저녁 햄이나 소시지처럼 보존 처리된 가공식품이 하루 식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가이다.

첫 번째는 ‘편의점 김밥’… 여러 가공 재료가 한 줄에 들어가 보존 관련 첨가물에 반복 노출되기 쉽다
편의점 김밥은 밥과 계란,햄,맛살,어묵,단무지,우엉처럼 수분 함량과 보관 특성이 서로 다른 재료를 한꺼번에 사용한다. 때문에 제조 이후 판매까지 미생물 증식과 변질을 억제하는 관리가 중요하다. 완제품 자체에 반드시 보존료가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제품에 따라 산도조절제와 산화방지제 등을 사용하고 김밥 속 햄,맛살,어묵,절임류 등에 각각 보존 관련 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편의점 김밥을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김밥 한 줄만 볼 것이 아니라 원재료 전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식품이 다른 가공식품과 계속 겹치는 식생활이다. 아침에 포장 빵을 먹고 점심에는 햄과 맛살이 들어간 김밥,저녁에는 소시지를 먹는다면 하루 동안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반복적으로 섭취하게 된다. 일부 식품첨가물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는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다.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발효해 단쇄지방산을 만드는 등 장 점막 환경과 면역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장내 생태계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되고 있다. 그래서 편의점 김밥을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원재료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가공육과 가공어육이 여러 종류 들어간 제품을 매일 반복하기보다 신선한 재료 비중이 높은 제품을 번갈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시판용 빵’… 곰팡이를 억제하는 프로피온산염과 소브산염 등이 사용될 수 있다
빵은 수분과 탄수화물을 가지고 있어 보관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포장된 뒤 여러 날 동안 판매되는 일부 빵에서는 곰팡이와 효모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프로피온산칼슘과 같은 프로피온산염이나 소브산류가 사용될 수 있다. 프로피온산염은 제빵 분야에서 오래 사용된 보존료 가운데 하나로 곰팡이 증식을 억제해 빵의 보존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허용된 기준 안에서 사용되는 보존료를 정상적으로 섭취하는 것 자체를 독성 노출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매일 여러 가공식품을 먹는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에는 식품첨가물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 건강은 단순히 배변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장내 미생물과 장 점막은 면역계 및 여러 대사 과정과 연결돼 있어 식생활 전체가 장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시판 빵을 자주 먹는 습관에서는 보존료뿐 아니라 설탕과 정제 밀가루,포화지방 섭취까지 함께 증가하기 쉽다.
결국 장기간 반복되면 장내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체중 증가,인슐린 저항성,혈당과 중성지방 상승 같은 대사 이상까지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빵을 구입할 때 원재료명을 보면 보존료의 명칭과 용도가 표시돼 있으므로 매일 먹는 제품이라면 한 번쯤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가공육’… 특히 주목받는 것이 아질산나트륨과 N-니트로소 화합물이다
햄과 소시지,베이컨 같은 가공육에서는 아질산나트륨이 가장 많이 알려진 보존 관련 첨가물 가운데 하나다. 아질산나트륨은 육류 특유의 색과 풍미를 유지하면서 보툴리눔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건강 연구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아질산염이 특정 조건에서 아민류와 반응하면서 N-니트로소 화합물의 생성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일부 물질에는 발암성이 확인돼 있어 가공육과 암 발생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기전 가운데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 섭취와 대장암 사이의 근거를 평가해 가공육을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1군으로 분류했다. 매일 가공육 50g을 섭취하는 경우 대장암의 상대적 위험이 약 18% 증가하는 것과 연관됐다는 분석도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것을 아질산나트륨 하나만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공 과정에서 생성되는 여러 화합물과 높은 염분,조리 방식 등이 함께 관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부제와 건강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할 때 가공육이 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햄과 소시지를 매일 먹는 식습관은 단순한 첨가물 섭취를 넘어 대장 건강과 장기적인 암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식생활이기 때문이다.

방부제가 많은 가공식품을 계속 먹으면 ‘장내 환경,염증,대사 건강’까지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보존료가 들어간 식품을 자주 먹었을 때 몸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단순히 ‘방부제가 몸에 쌓인다’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상당수 식품첨가물은 체내에서 대사되고 배출되기 때문이다. 대신 최근 연구에서 더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반복적인 식품첨가물 노출과 장내 미생물,장 점막,염증과 대사 과정 사이의 관계다.
일부 보존 관련 첨가물은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연구되고 있으며,다른 첨가물까지 함께 포함하는 초가공식품 중심 식생활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비만 등 여러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하나의 첨가물을 따로 섭취하는 실험과 실제 사람이 먹는 식사는 다르다. 현실에서는 빵에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고 햄에도 첨가물이 있으며 여기에 소스와 음료,간편식이 추가된다. 즉 하루 동안 여러 물질에 동시에 노출되는 것이다.
해외 언론에서도 최근 식품첨가물 관련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첨가물 혼합 노출’을 새로운 연구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장기간 이런 식생활을 유지하면 보존료 하나의 영향만 분리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장내 환경 변화와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심혈관질환 같은 문제와 연결되는 가공식품 중심의 식사 패턴이 만들어지기 쉽다. 그래서 방부제를 걱정한다면 특정 성분 하나만 무서워하기보다 매일 먹는 가공식품의 총량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부제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면 ‘매일 먹는 음식’에서부터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현대 식생활에서 보존료와 식품첨가물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허용기준 안에서 사용되는 보존료는 식중독을 예방하고 식품을 안전하게 유통하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그렇다고 매일 여러 종류의 가공식품을 반복해서 먹을 이유도 없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가공식품을 ‘가끔 먹는 편리한 음식’으로 돌리고 신선식품을 ‘매일 먹는 음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침마다 시판 빵을 먹었다면 일부 날은 계란과 과일,오트밀로 바꾸고 햄과 소시지는 생선과 두부,신선한 육류로 교체할 수 있다. 편의점 김밥을 구입할 때도 원재료명을 살펴보고 햄과 맛살,어묵 같은 가공재료가 여러 개 겹친 제품을 매일 선택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특히 원재료명 뒤에 보존료,산화방지제,발색제 등의 용도가 표시돼 있다면 어떤 첨가물이 사용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건강에서 중요한 것은 방부제가 들어간 음식 한 번을 먹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편의점 김밥과 포장 빵,햄과 소시지가 하루 식탁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다. 이런 음식의 빈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보존료를 비롯한 여러 첨가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양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장과 혈관,대사 건강까지 챙기는 식생활에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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