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뇌 역시 혈관과 혈당,대사 건강의 영향을 받는 장기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수십 년 동안 반복된 식습관의 영향이 혈압과 혈당,콜레스테롤 같은 위험요인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평소 자주 먹던 세 종류의 음식이 뇌 건강과 연결되는 이유도 이 과정에 있다.
50대 이후 음식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뇌를 먹여 살리는 ‘혈관’도 함께 나이 든다
뇌는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끊임없이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받아야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이를 전달하는 통로가 뇌혈관이다. 문제는 50대에 접어들면서 고혈압과 당뇨병,이상지질혈증,복부비만 같은 심혈관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높은 혈압과 혈당,혈중 지질 이상이 장기간 이어지면 뇌의 크고 작은 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결국 뇌졸중뿐 아니라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과도 연결된다.
이 때문에 중년 이후의 뇌 건강은 ‘기억력에 좋다는 음식 하나’를 추가하는 방식보다 혈관과 대사를 망가뜨리는 식습관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과 떡,기름에 튀긴 치킨이 주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도 세 음식이 직접 뇌세포를 파괴해서가 아니다. 자주,많이 먹는 식생활이 혈중 지질과 혈당,체중 등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장기적으로 뇌가 건강하게 기능할 환경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가공식품’… 혈관에 불리한 지방은 뇌혈관에도 반갑지 않다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특히 줄여야 할 지방 가운데 하나다. 섭취량이 많아지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에는 불리하게 작용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역시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식사 패턴은 장기적인 뇌 건강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부분경화유를 사용한 과자와 제과류,마가린,튀김류 등에 트랜스지방이 많이 포함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규제와 제조법 변화로 함량이 크게 감소한 제품도 많다.
따라서 모든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이 많다고 단정하기보다 영양정보에서 실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식품이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나트륨까지 함께 많은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50대 이후 간식으로 과자와 페이스트리,도넛 같은 초가공식품을 습관적으로 먹는다면 뇌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중과 혈압,혈중 지질을 동시에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두 번째 ‘떡’… 부드럽게 넘어가지만 혈당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떡은 기름기가 많지 않아 치킨이나 케이크보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백설기와 가래떡,인절미 등 대부분의 떡은 쌀을 주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탄수화물 비중이 높다. 특히 쌀을 불리고 분쇄하거나 찌고 치대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분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가 되고 종류에 따라 설탕이나 팥소,꿀까지 추가된다. 한두 조각은 작아 보여도 여러 개를 먹으면 상당한 양의 탄수화물을 짧은 시간에 섭취하게 된다. 50대 이후 복부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식습관이 반복되면 혈당 관리에 불리하다.
여기서 뇌와 연결된다. 당뇨병과 지속적인 고혈당은 혈관 손상과 연관되고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떡을 먹었다고 기억력이 바로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매일 아침이나 간식으로 떡을 여러 조각씩 먹고 활동량까지 적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먹고 싶다면 한 번에 먹는 양을 줄이고 계란이나 무가당 요거트처럼 단백질을 포함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낫다.

세 번째 ‘치킨’… 튀김옷,기름,소스까지 겹치면 뇌보다 먼저 대사가 흔들린다
치킨은 닭고기로 만들기 때문에 단백질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튀긴 치킨 한 마리는 닭고기만 먹는 것과 영양 구성이 크게 다르다. 튀김옷을 입히면서 정제 탄수화물이 추가되고 많은 기름을 사용해 조리하기 때문에 열량과 지방 함량이 증가한다. 여기에 양념치킨이라면 설탕이 포함된 소스가 더해지고 치킨무와 각종 소스,맥주까지 곁들이면 나트륨과 당류,전체 열량은 더욱 높아진다. 특히 포화지방과 열량이 많은 식사를 자주 반복해 체중과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심혈관 건강에 불리해질 수 있다. 혈관 건강이 중요한 것은 뇌도 마찬가지다.
작은 뇌혈관들이 장기간 손상을 받으면 눈에 띄는 뇌졸중이 없더라도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50대 이후 치킨을 먹을 때는 ‘닭고기니까 단백질’이라는 생각보다 어떤 방식으로 조리됐고 무엇을 곁들이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튀긴 치킨보다 구운 닭을 선택하고 껍질과 소스의 양을 줄이는 것이 낫다.

세 음식이 만나면 더 문제가 되는 것… 혈당,콜레스테롤,혈압이 동시에 흔들린다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일부 가공식품과 떡,치킨은 서로 전혀 다른 음식처럼 보이지만 자주 먹었을 때 공통되는 지점이 있다. 혈관과 대사 건강에 부담을 주기 쉬운 식사 패턴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침을 떡으로 해결하고 오후에는 과자나 페이스트리를 먹은 뒤 저녁에 치킨과 맥주를 먹는 생활을 반복한다고 생각해보자. 하루 동안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나트륨,열량이 계속 들어오는 반면 채소와 통곡물,생선,견과류 등은 부족해지기 쉽다.
이런 식생활은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위험요인과 연결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 위험과도 관련된다. 그래서 뇌 건강 식단에서는 특정 음식 하나의 ‘독성’을 찾기보다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전체 식사 패턴을 중요하게 본다. 50대는 아직 늦은 시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후의 인지 건강을 위해 혈압과 혈당,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50대 이후 뇌를 지키는 식사는 따로 있다… ‘끊기’보다 자주 먹는 음식을 교체한다
인지기능을 지키기 위해 떡과 치킨을 평생 한 번도 먹지 않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가끔 즐기는 음식’과 ‘매일 먹는 음식’을 구분하는 것이다. 아침마다 떡으로 끼니를 해결했다면 일부를 현미나 보리 등 통곡물과 계란,채소가 포함된 식사로 바꾸고 간식으로 가공 제과류를 먹는 습관은 과일과 무가당 요거트,소량의 견과류 등으로 교체할 수 있다. 치킨 역시 횟수를 줄이고 평소에는 고등어와 연어 같은 생선이나 두부,콩류,구운 닭처럼 덜 가공된 단백질 공급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잎채소와 베리류,통곡물,견과류,올리브유 등을 활용하는 MIND 식단과 지중해식 식사 패턴은 인지 건강과 관련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결국 50대 이후 뇌를 위한 식사는 특별한 보약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혈당과 혈압,혈관을 함께 관리하는 식습관이 곧 뇌를 관리하는 식습관이다. 오늘 무엇을 한 번 먹었느냐보다 앞으로 어떤 음식을 반복해서 먹을지가 노년의 뇌 건강에는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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