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흔하게 찾는 짜장면과 짬뽕에 탕수육까지 곁들이면 한 끼 만족감은 상당하다. 하지만 영양 구성을 들여다보면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나트륨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기 쉬운 반면 대장 건강에 중요한 식이섬유는 부족해지기 쉽다. 가끔 즐기는 한 끼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중식 세트가 매주 반복되는 점심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따로 먹어도 묵직한데 세 가지를 한꺼번에… 대장 입장에서는 어떤 식사일까
점심시간 중국집에 여러 명이 들어가면 짜장면과 짬뽕을 각각 주문하고 가운데 탕수육 한 접시를 놓는 모습은 흔하다. 그런데 세 음식의 구성을 하나의 식사로 합쳐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짜장면과 짬뽕은 정제 밀가루로 만든 중화면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탕수육은 돼지고기에 전분옷을 입혀 기름에 튀긴다. 여기에 짜장 소스와 짬뽕 국물,탕수육 소스를 통해 나트륨과 당류,지방이 추가된다.
반면 통곡물과 콩,채소처럼 식이섬유를 충분히 공급하는 식품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쉽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에 따르면 통곡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된 중요한 식생활 요소다. 따라서 중식을 한두 번 먹는 것 자체가 대장을 망가뜨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식사가 반복되면서 하루 전체의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해지고 고열량 식사로 체중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장 건강에서는 무엇을 많이 먹느냐뿐 아니라 그 음식 때문에 채소와 통곡물,콩류를 먹을 자리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짜장면… 기름진 춘장보다 먼저 살펴볼 것은 ‘면의 양’이다
짜장면 한 그릇을 보면 검은 소스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상당한 열량을 차지하는 것은 많은 양의 중화면이다. 일반적인 중화면은 정제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현미나 보리,통밀 같은 통곡물과 비교하면 식이섬유가 적다. 여기에 춘장을 기름에 볶고 돼지고기와 설탕 등을 더해 소스를 만들기 때문에 한 그릇에서 탄수화물과 지방,나트륨을 동시에 많이 섭취하기 쉽다.
음식점과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짜장면 한 그릇은 600~800㎉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으며,곱빼기로 먹거나 남은 소스에 밥까지 비비면 사실상 두 끼에 가까운 탄수화물을 한 자리에서 먹게 될 수도 있다. 대장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은 역시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대장에서 변의 부피와 배변 활동에 영향을 주고 일부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부티르산을 비롯한 단쇄지방산 생성에 이용된다. 짜장면을 먹는 날이라면 곱빼기를 피하고 양파와 양배추 같은 건더기는 충분히 먹되 면과 소스를 조금 남기는 편이 낫다. 단무지만 계속 곁들이기보다는 별도의 채소 반찬이 있다면 함께 먹는 것도 방법이다.

짬뽕… 채소와 해산물이 많아 보여도 ‘국물’까지 비우면 달라진다
짬뽕에는 양배추와 양파,버섯,해산물 등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짜장면보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채소와 해산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문제는 많은 양의 중화면과 함께 맵고 짠 국물까지 모두 먹는 경우다. 짬뽕 특유의 강한 맛을 내기 위해 소금과 간장,각종 양념이 사용되기 때문에 외식 짬뽕은 나트륨 함량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성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2,000mg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권고된다.
그런데 외식 짬뽕은 음식점과 조리법에 따라 한 그릇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나트륨을 섭취할 수 있으며 특히 국물을 끝까지 마시면 섭취량이 더 늘어난다. 나트륨 자체를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짜고 자극적인 고열량 외식이 반복되면 전체 식사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짬뽕을 먹는다면 채소와 해산물 건더기를 먼저 먹고 면은 적당히 먹은 뒤 국물은 맛을 보는 정도로만 먹고 남기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탕수육… 튀긴 돼지고기에 달콤한 소스까지 더해지는 것이 문제다
탕수육은 돼지고기에 전분옷을 입혀 기름에 튀기고 여기에 설탕이나 물엿 등이 들어간 소스를 곁들이는 음식이다. 그래서 몇 조각만 먹어도 고기와 튀김 지방,정제 탄수화물과 당류를 동시에 섭취하게 된다. 대장 건강을 생각한다면 돼지고기가 붉은 고기에 해당한다는 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기준에 따르면 붉은 고기의 과도한 섭취는 대장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어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탕수육 몇 조각을 먹었다고 곧바로 대장암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소 삼겹살과 소고기 등 붉은 고기를 자주 먹는 사람이 탕수육까지 반복해서 먹으면 일주일 전체 육류 섭취량이 쉽게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튀김 음식은 열량 밀도가 높아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쉽다. 탕수육을 먹고 싶다면 한 사람이 한 접시를 먹기보다 여러 명이 나눠 3~5조각 정도를 곁들이고 소스는 부어 먹기보다 조금씩 찍어 먹는 방식이 양을 관리하기 쉽다.

진짜 문제는 ‘세트 주문’… 탄수화물·지방·나트륨이 한 끼에 겹친다
짜장면이나 짬뽕 하나만 먹어도 상당한 양의 면을 섭취한다. 그런데 여기에 탕수육을 추가하면 튀김옷과 돼지고기,기름,달콤한 소스가 더해진다. 특히 여러 명이 중식을 먹을 때는 “조금씩 나눠 먹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탕수육을 집어 먹으면서 자신의 짜장면이나 짬뽕 한 그릇까지 모두 비우면 결과적으로 식사량은 더 많아진다. 대장 건강에서 더욱 아쉬운 것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들어갈 공간이 거의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점심을 먹은 뒤 저녁에는 삼겹살이나 배달음식,야식까지 먹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하루 동안 채소와 과일,통곡물,콩류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식이섬유 공급원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결국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짜장면이나 탕수육 속 특정 성분 하나를 두려워하기보다 고열량·저식이섬유 식사가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반복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꼭 먹어야 한다면 ‘주 1회 이하’부터… 세 가지를 모두 먹을 필요는 없다
짜장면과 짬뽕,탕수육에 대해 의학적으로 정해진 ‘일주일에 몇 번까지 먹어도 된다’는 공식적인 횟수는 없다. 개인의 체중과 활동량,평소 육류 섭취량,혈압과 혈당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직장 점심으로 중식을 일주일에 여러 차례 먹고 있다면 짜장면·짬뽕·탕수육 세트를 주 1회 이하의 가끔 먹는 메뉴로 줄여보는 것을 현실적인 식단 관리선으로 삼을 수 있다. 이는 주 1회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학적 기준이 아니라 고열량 외식의 빈도를 낮추기 위한 실생활 기준이다. 더 좋은 방법은 세 가지를 항상 세트로 먹지 않는 것이다.
짜장면과 짬뽕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탕수육은 여러 명이 소량 나눈다. 짬뽕은 국물을 남기고 짜장면은 곱빼기를 피한다. 그리고 다른 끼니에는 현미와 보리 같은 통곡물,콩과 두부,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 식이섬유 공급원을 늘린다. 대장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먹은 탕수육 몇 조각이 아니라 기름지고 짜면서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사가 매일의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중국집을 끊는 것보다 ‘세트로 먹던 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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