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을 하루 첫 식사로 먹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그런데 2026년 7월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 첫 식사를 오전 7~8시에 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정오 이후까지 미룬 사람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 식사가 늦어질수록 위험도가 단계적으로 증가했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에서도 비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식사 시간이 우리 몸의 생체시계와 대사 건강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활요인이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3만 명 넘게 추적했더니… 정오 이후 첫 끼는 사망 위험 ‘29%’ 높았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설문조사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유럽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40세 이상 성인 3만1,044명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첫 식사와 마지막 식사 시간을 확인하고 중앙값 약 8.6년 동안 추적했으며 이 기간 7,129명이 사망했다. 결과는 식사 시간이 뒤로 밀릴수록 상당히 일관된 방향을 보였다.
첫 끼를 오전 7~8시에 먹은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오전 8~10시에 먹은 사람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0%,오전 10시~정오에 먹은 사람은 19%,정오 이후에 먹은 사람은 29% 높았다. 즉 단순히 ‘아침을 먹었느냐’보다 하루의 첫 음식이 몇 시에 들어왔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나타난 것이다. 더 눈에 띄는 결과도 있었다. 50세를 기준으로 기대수명을 계산했을 때 정오 이후 첫 식사를 한 사람은 오전 7~8시 그룹보다 평균 기대수명이 약 2.46년 짧은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는 관찰연구에서 계산된 통계적 차이이므로 정오 이후 식사가 개인의 수명을 정확히 2.46년 줄인다는 뜻은 아니다.

심혈관질환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정오 이후 첫 끼 그룹에서 ‘46%’ 높았다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체 사망뿐만이 아니었다. 첫 식사 시간이 늦은 사람에게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 정오 이후 첫 끼를 먹은 그룹은 오전 7~8시 그룹보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약 46%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이해하려면 식사를 단순한 열량 공급으로만 보면 안 된다. 사람의 몸에는 약 24시간을 주기로 움직이는 생체시계가 있으며 수면과 체온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대사,혈압,각종 호르몬 변화에도 일정한 하루 리듬이 존재한다.
음식이 들어오는 시간 역시 간과 췌장,근육 등 말초 장기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는 신호 가운데 하나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다가 아침을 건너뛰고 오후가 가까워져서 첫 끼를 먹는 생활이 반복되면 수면과 활동 시간,식사 시간이 서로 어긋나는 이른바 ‘생체리듬 불일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생활 패턴이 장기간 이어지면 대사와 심혈관 건강에 불리한 환경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이 살펴보는 중요한 가설이다.

늦게 먹을수록 혈당에도 불리할 수 있다… 몸은 하루 종일 똑같지 않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우리 몸의 대사 반응이 아침부터 밤까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인슐린 민감성과 포도당 처리 능력에는 하루 동안 변화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활동이 시작되는 낮 시간과 생물학적인 밤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첫 끼가 지나치게 늦어지면 이후 점심과 저녁,야식까지 함께 뒤로 밀리는 식사 패턴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과거 미국 성인 3만4,609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첫 식사가 늦은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와 혈당 관련 생체지표가 높은 경향이 관찰됐으며 오전 8시 이전 첫 식사를 한 사람에게 작은 생존상의 이점이 나타났다. 특히 아침을 거른 뒤 오후에 심한 허기가 찾아오면 한 끼의 양이 많아지고 빵과 면,밥처럼 빠르게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섭취하기도 쉽다. 따라서 문제를 ‘아침을 안 먹어서 바로 혈당이 망가진다’고 단순화하기보다 늦은 첫 식사가 하루 전체의 식사 시간과 섭취량,대사 리듬까지 뒤로 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무조건 오전 7시에 먹어야 할까… 연구가 말하지 않은 것도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만 보고 “오전 8시를 넘겨 먹으면 수명이 줄어든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이 연구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서로 다른 식사 시간을 지정해 수십 년 동안 관찰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기존 미국 성인의 식사 자료와 사망 자료를 연결한 관찰연구다. 따라서 첫 끼가 늦은 것 자체가 사망 위험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나 교대근무자,수면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기존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첫 식사가 늦어지는 현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다른 연구에서는 아침 식사를 건너뛰는 것과 심혈관 사건 사이에서 뚜렷한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연구진 역시 이번 결과를 식사 시간이 사망을 직접 결정한다는 증거가 아니라 식사 시간이 건강과 수명에 관련된 조절 가능한 생활요인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따라서 출근 때문에 오전 9시에 첫 끼를 먹었다고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매일 오후까지 공복을 유지하고 밤늦게 많은 음식을 몰아 먹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식사’… 너무 늦게 먹는 것도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는 첫 식사뿐 아니라 하루의 마지막 식사 시간도 분석했다. 마지막 음식을 오후 7~8시에 먹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자정 이후까지 음식을 먹은 사람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7% 높았다. 흥미롭게도 오후 7시 이전에 너무 일찍 식사를 끝낸 사람에게서도 13% 높은 위험이 관찰돼 마지막 식사는 단순히 빠를수록 좋다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다른 미국 성인 연구에서도 밤늦은 시간에 섭취하는 열량의 비중이나 하루 식사의 중심 시간이 뒤로 밀리는 패턴이 심혈관 사망과 관련된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결국 현재 연구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몇 시간 굶으면 오래 산다’처럼 단순하지 않다. 우리 몸이 활동하는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먹고 수면 시간이 가까워진 밤에는 많은 음식을 몰아 먹지 않는 패턴이 중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첫 끼를 오후까지 미루면서 저녁과 야식까지 늦어진다면 하루 전체의 식사 리듬을 한 번 점검해볼 이유가 있다.

40대 이후라면 ‘무엇을 먹느냐’와 함께 ‘언제 먹느냐’도 살펴볼 때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상자가 모두 40세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중년 이후에는 혈압과 혈당,중성지방,체중 등 심혈관·대사 위험요인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식사의 질뿐 아니라 생활 리듬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아침 7시에 억지로 거대한 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아침에 식욕이 없다면 계란과 무가당 요거트,견과류와 과일처럼 부담이 적은 음식으로 첫 식사를 구성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가능한 범위에서 첫 끼와 마지막 끼의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첫 식사를 매일 정오 이후까지 미룬 뒤 밤에 몰아 먹는 패턴을 피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정오 이후 첫 식사 그룹의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은 오전 7~8시 그룹보다 29%,심혈관 사망 위험은 46% 높았다. 하지만 이 숫자를 ‘늦은 아침 한 끼가 수명을 줄인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첫 식사가 지나치게 늦어지는 생활 자체가 흐트러진 생체리듬과 대사 건강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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