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 건강을 생각하면 무엇을 더 챙겨 먹을지만 고민하기 쉽지만 매일 반복하는 간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육포와 설탕 묻은 꽈배기,감자칩은 서로 전혀 다른 음식처럼 보여도 대장에 유리한 식이섬유는 부족한 반면 가공육이나 정제 탄수화물,나트륨과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기 쉬운 간식이다. 세 음식이 장에서 각각 어떤 문제를 만들 수 있는지 살펴봤다.

첫 번째 ‘육포’… 단백질 간식처럼 보여도 가공육이라는 점을 봐야 한다
육포는 달지 않고 단백질 함량도 높아 과자보다 건강한 간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소금과 각종 양념으로 가공해 건조한 제품이라면 가공육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 섭취가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평가해 가공육을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물질인 1군으로 분류했다. 여기서 1군이라는 것은 담배와 위험도가 같다는 뜻이 아니라 발암성과 관련된 근거의 확실성을 의미한다.
IARC가 검토한 연구에서는 가공육을 매일 50g 섭취할 때 대장암 위험이 약 18%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육포 역시 제품에 따라 염지와 가공 과정을 거치며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고 일부 제품에는 당류도 추가된다. 특히 수분을 제거한 식품이라 작은 봉지에도 고기가 농축돼 있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빠르게 먹을 수 있다. 대장 건강을 위해 단백질 간식을 찾는다면 육포를 매일 먹기보다 삶은 계란이나 무가당 요거트,콩류처럼 가공 정도가 낮은 식품과 번갈아 먹는 편이 낫다.

두 번째 ‘설탕 묻은 꽈배기’… 흰 밀가루·설탕·튀김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시장이나 빵집에서 갓 튀긴 꽈배기에 설탕을 듬뿍 묻혀 먹는 맛은 특별하지만 대장 입장에서는 매일 만나기 좋은 조합이 아니다. 일반적인 꽈배기는 정제된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겉에 설탕을 입힌다. 즉 정제 탄수화물+첨가당+튀김 지방이 한 간식에 모여 있는 셈이다. 반면 대장 건강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식이섬유는 통곡물이나 콩,채소,과일에 비해 부족하다.
식이섬유는 변의 부피를 늘리고 정상적인 배변을 돕는 것뿐 아니라 일부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단쇄지방산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통곡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섭취가 대장암 위험 감소와 관련된 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꽈배기를 한 번 먹었다고 장이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간식이 매일 들어오면서 과일과 통곡물,견과류 같은 섬유질 간식을 밀어내는 식습관이 문제다. 특히 설탕을 많이 묻힌 제품은 불필요한 첨가당 섭취까지 늘리기 때문에 꽈배기를 먹는다면 설탕을 적게 묻히고 일상 간식보다는 가끔 즐기는 음식으로 두는 편이 좋다.

세 번째 ‘감자칩’… 감자로 만들었다고 채소 간식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감자는 칼륨과 비타민 C 등을 가진 식재료지만 감자칩이 되는 순간 영양적인 성격은 크게 달라진다. 감자를 아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기면서 수분이 빠지고 지방과 열량의 밀도가 높아지며 여기에 소금까지 첨가된다. 문제는 봉지를 열었을 때 몇 조각에서 멈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바삭한 식감과 강한 짠맛 때문에 손이 계속 가면서 짧은 시간에 상당한 열량과 나트륨을 섭취하기 쉽다. 감자칩처럼 가공도가 높은 식품이 많은 식단은 대체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자연식품의 비중을 낮추기 쉽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장암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성인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가장 높은 남성 그룹에서 가장 낮은 그룹보다 대장암 위험이 29% 높게 나타났지만 여성에서는 전체 초가공식품 섭취와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감자칩 하나가 대장암을 일으킨다고 해석해서는 안 되지만,매일 감자칩을 먹는 식습관을 대장에 좋은 식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세 간식의 진짜 공통점… ‘나쁜 성분’보다 좋은 음식의 자리를 빼앗는다
육포와 꽈배기,감자칩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장 건강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거의 먹지 않으면서 열량과 나트륨,정제 탄수화물 또는 가공육 섭취를 늘리기 쉽다는 점이다. 장내 미생물 역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통곡물과 콩류,채소,과일 등에 들어 있는 다양한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질이 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티르산 같은 단쇄지방산은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장 장벽과 면역 기능 등과 관련해 연구돼 왔다. 반대로 출출할 때마다 육포와 튀긴 밀가루,감자칩만 반복하면 단순히 특정 ‘나쁜 성분’을 먹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과일과 견과류,통곡물,콩류 같은 음식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간식을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간식의 자리를 어떤 음식으로 채우느냐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끊기 어렵다면 이렇게 바꿔보자… 대장이 좋아하는 간식은 의외로 평범하다
간식을 하루아침에 전부 끊을 필요는 없다. 육포를 자주 먹었다면 매일 먹는 습관부터 줄이고 삶은 계란이나 병아리콩,무가당 요거트 등으로 일부를 교체할 수 있다. 꽈배기가 먹고 싶은 날에는 설탕을 적게 묻힌 것을 한 개 정도 즐기고 평소에는 사과나 키위처럼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을 선택한다. 감자칩 역시 큰 봉지를 옆에 두고 계속 먹기보다 작은 양만 덜어 먹고 일상 간식은 견과류나 삶은 고구마,통곡물 식품 등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특히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전체 식단에서 식이섬유가 충분히 들어오는지가 중요하다. 세계암연구기금에서도 대장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에서 통곡물과 채소,과일,콩류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중요하게 다룬다. 결국 대장을 지키는 간식은 특별한 건강식품이 아니다. 육포와 설탕 꽈배기,감자칩을 매일 찾던 자리에 가공 정도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하나씩 넣는 것,그 작은 교체가 장기간 반복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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