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한테 맨날 주던 반찬인데” 대장암 위험을 4배 키우고 있던 ‘최악의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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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과 분홍소시지전, 돈까스는 밥반찬으로 익숙하지만 장 건강을 생각하면 매일 반복해서 먹기보다는 횟수를 조절하는 편이 좋다. 특히 일부 소시지는 가공육에 해당하고 세 메뉴 모두 채소와 통곡물에 비해 식이섬유가 부족해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먹거리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 여기에 기름과 소스, 튀김옷까지 더해지는 조리법이 반복되면 장 건강에 유리한 식사 패턴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
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 가공육에 달콤한 소스까지 겹친다
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은 소시지에 칼집을 내 기름에 볶은 뒤 케첩과 설탕이나 물엿을 넣으면 금방 완성되는 반찬이다. 문제는 주재료인 소시지가 제품에 따라 염지, 훈연, 소금 첨가 등의 과정을 거친 가공육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가공육을 염장과 염지, 발효, 훈연 등 보존이나 풍미를 높이기 위한 가공을 거친 육류로 설명하며 일부 소시지 역시 여기에 포함한다. 가공육을 많이 먹는 식습관과 대장 건강의 관계는 상당히 명확하게 연구돼 있다.
WCRF는 가공육 섭취가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데 강한 근거가 있다고 평가하며 가공육은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여기에 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은 케첩과 설탕, 물엿 등의 양념까지 들어가기 쉽다. 문제는 케첩 하나가 장을 손상시킨다는 것이 아니라 가공육을 달고 짜게 조리한 반찬이 자주 식탁에 올라오면서 채소와 콩류 같은 식이섬유 공급원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소화하지 못한 여러 식이섬유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 건강을 위한 식단에서는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을 매일 먹는 것보다 가끔 먹는 반찬으로 두고 평소에는 두부와 콩, 채소반찬의 비중을 높이는 편이 장 건강에는 훨씬 유리하다.

가공육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 대장 건강과의 근거가 비교적 분명하다
소시지를 이야기할 때 단순히 ‘첨가물이 많아서 장에 나쁘다’고 설명하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현재 가장 확실하게 봐야 할 부분은 가공육 섭취와 대장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으며, 검토한 연구에서는 가공육을 매일 50g 섭취할 때 대장암 위험이 약 18%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소시지 50g을 한 번 먹으면 암 위험이 즉시 18% 올라간다는 뜻이 아니라 매일 섭취하는 장기적인 식습관과 상대위험을 분석한 결과다. 가능한 기전 역시 하나가 아니다.
가공육에는 제품에 따라 아질산염과 질산염 등이 사용될 수 있고 체내에서 생성되는 N-니트로소 화합물, 육류의 헴철, 고온 조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 등이 복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WCRF 역시 가공육과 대장암 사이에는 일관된 역학적 근거와 사람에게 작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전이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그렇다고 모든 소시지 제품의 위험이 똑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재료와 가공법, 섭취량과 빈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장 건강을 생각한다면 ‘무첨가’라는 문구 하나만 보는 것보다 가공육 자체를 매일 먹지 않고 빈도를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한 접근이다.

분홍소시지전… 소시지에 밀가루·계란·기름이 더해지는 조리법
분홍소시지전은 어린 시절 도시락 반찬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두툼하게 자른 분홍소시지에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묻히고 계란물을 입힌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여기서 먼저 알아둘 점은 분홍소시지라고 해서 모든 제품을 같은 가공육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분홍소시지는 어육과 전분 비중이 높은 제품도 있고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섞인 제품도 있어 일반적인 육류 소시지와 원재료 구성이 크게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제품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장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주 먹기에는 아쉬운 이유가 있다. 정제 전분과 가공 원료 비중이 높은 제품을 전 형태로 조리하면 밀가루와 기름이 추가되는 반면 장내 미생물이 활용할 식이섬유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WHO는 건강한 식사의 기반으로 채소와 과일, 콩류, 통곡물 등 최소가공 식품을 강조하고 지방과 당, 나트륨이 많은 고도 가공식품의 섭취는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따라서 분홍소시지전을 먹을 때 계란을 입혔다는 이유로 고단백 건강반찬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가공식품을 이용한 전 요리라는 점을 보는 것이 맞다. 한두 조각을 가끔 먹는 것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반찬이 채소나 콩반찬 대신 매일 식탁의 중심을 차지하는 식습관이다.

돈까스… 돼지고기보다 ‘튀김옷+기름+소스’가 문제를 키운다
돈까스의 주재료인 돼지고기 자체를 장에 나쁜 음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비타민 B군, 철과 아연 등을 공급한다. 돈까스가 장 건강을 생각할 때 자주 먹기 아쉬운 이유는 고기에 밀가루와 계란, 빵가루를 입힌 뒤 많은 기름에 튀기는 조리 구조에 있다. 튀김옷은 기름을 흡수하면서 음식의 지방과 열량 밀도를 높이고 여기에 달콤하고 짠 돈까스 소스까지 듬뿍 뿌리면 당과 나트륨 섭취도 증가하기 쉽다. WHO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튀기는 방법보다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이용하고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한다.
또한 지방과 전분, 당이 많은 고도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식생활은 과도한 열량 섭취와 체중 증가로 연결되기 쉽다. 최근에는 고도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다양성, 장 장벽 기능 사이의 관계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일부 리뷰에서는 식이섬유가 적고 첨가물이 많은 고도 가공식품 중심의 식단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장 장벽에 불리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개별 돈까스 한 조각이 장내 미생물을 망가뜨린다고 단정할 수준의 근거는 아니다. 돈까스에서 줄여야 할 것은 돼지고기 자체보다 튀김옷과 기름, 소스가 많은 형태를 반복해서 먹는 습관이다.

세 음식의 숨은 공통점… ‘나쁜 것을 먹는다’보다 좋은 것을 못 먹게 된다
비엔나소시지 케첩볶음과 분홍소시지전, 돈까스를 한데 놓고 보면 의외로 중요한 공통점이 보인다. 세 음식 모두 그 자체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반찬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 건강에서 식이섬유는 단순히 변의 양을 늘리는 영양소가 아니다. 대장까지 도달한 일부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고 이 과정에서 단쇄지방산 같은 대사산물이 생성될 수 있다. 그래서 장 건강을 생각한다면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와 씨앗류 등 다양한 식이섬유 공급원을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암연구기금 역시 대장암 예방을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고하며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 등을 주요 공급원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한 끼 반찬이 소시지와 돈까스 같은 가공육·튀김 위주로 채워지면 자연스럽게 시금치와 버섯, 양배추, 콩, 두부 같은 식품이 들어갈 자리가 줄어든다. 그래서 장 건강에서는 ‘무엇을 먹었느냐’만큼 ‘그 음식을 먹느라 무엇을 먹지 못했느냐’가 중요하다. 일주일 내내 가공식품 반찬을 먹는 것과 가끔 돈까스를 먹되 평소 식탁 대부분을 채소와 콩류, 통곡물로 채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식사 패턴이다.

장을 생각한다면 금지보다 ‘반찬 자리 바꾸기’가 현실적이다
장 건강을 위해 비엔나소시지와 분홍소시지, 돈까스를 평생 먹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핵심은 이런 음식을 매일 먹는 기본 반찬이 아니라 가끔 먹는 메뉴로 바꾸는 것이다. 세계암연구기금은 가공육은 가능한 한 적게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를 평소 식사의 큰 부분으로 구성하도록 권고한다. 비엔나소시지를 먹는 날이라면 소시지 양을 줄이고 양파와 파프리카, 버섯을 많이 넣어 볶을 수 있다. 분홍소시지전 대신 두부전이나 버섯전, 계란말이를 번갈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돈까스 역시 매번 튀김 형태로 먹기보다 구운 돼지고기나 생선, 두부 같은 단백질 반찬과 교차해서 먹으면 식탁의 구성이 달라진다. 돈까스를 먹는 날에는 양배추를 장식처럼 한 줌 놓는 데서 끝내지 말고 채소반찬을 충분히 곁들이는 편이 좋다. 결국 장이 원하는 식사는 특별한 유산균 하나를 챙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가공육과 튀김이 차지하던 반찬 자리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콩류로 조금씩 바꾸는 것, 그 변화가 장 건강을 위한 훨씬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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