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은 오랫동안 안전하게 유통하고 일정한 맛과 색,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식품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다. 가공치즈와 훈제오리,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도 대표적인 사례지만 모든 제품에 방부제가 많이 들어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육가공품에서는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고 색을 유지하기 위해 아질산염과 질산염 등이 사용될 수 있어, 자주 먹는다면 제품 이름보다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먼저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가공치즈… 여러 원료를 섞어 오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자연치즈와 비교해 맛과 조직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제품이 많다. 가공치즈는 자연치즈를 원료로 사용하면서 제품에 따라 유화제와 산도조절제, 보존료 등을 사용해 원하는 질감과 품질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여기서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가공치즈에 들어가는 모든 첨가물이 ‘방부제’는 아니다. 유화제는 치즈의 지방과 수분이 잘 섞이도록 해 부드러운 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고, 산도조절제 역시 제품의 산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품에 따라 소르빈산이나 소르빈산칼륨 같은 보존료가 사용될 수 있는데 이들은 곰팡이와 효모 등의 증식을 억제해 보존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반대로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는 가공치즈도 있기 때문에 ‘가공치즈=방부제가 많은 음식’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 측면에서는 첨가물 하나만 보는 것보다 나트륨과 포화지방, 한 번에 먹는 양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치즈는 단백질과 칼슘을 공급한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트에서 치즈를 고를 때는 포장 앞면의 ‘체다’, ‘고칼슘’ 같은 문구만 볼 것이 아니라 뒤쪽 원재료명에서 보존료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영양정보에서 나트륨과 포화지방 함량까지 비교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훈제오리고기… ‘훈제’라는 이름만으로 보존료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
훈제오리고기는 이름 때문에 연기만으로 보존한 고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판 제품의 제조법은 훨씬 다양하다. 염지와 가열, 훈연, 냉장 또는 냉동 유통이 결합되고 제품에 따라 발색제와 산화방지제 등 여러 식품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다. 육가공 과정에서 아질산염과 질산염이 사용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단순히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만이 아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식품에 사용되는 아질산염과 질산염이 육류와 일부 다른 식품에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고 특히 보툴리눔균으로부터 식품을 보호하며 육류의 붉은색과 풍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 첨가물은 무조건 제조업체가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넣는 불필요한 물질이라고 설명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식품안전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문제는 모든 훈제오리에 같은 첨가물이 같은 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품에 따라 아질산염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제조 방식과 원재료 배합도 달라진다. 게다가 훈제오리는 나트륨과 지방 함량 역시 제품별 차이가 크다. 결국 ‘훈제오리는 방부제 덩어리’라고 겁을 주기보다 자주 구입한다면 원재료명에서 아질산나트륨 같은 첨가물과 나트륨 함량을 직접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 보존과 발색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가공육은 세 식품 가운데 보존 방식과 건강 영향을 가장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맛을 높이거나 보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염장, 염지, 발효, 훈연 등의 방식으로 변형된 육류라고 정의하며 햄과 소시지, 핫도그, 콘비프, 육포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이런 육류는 원재료 특성상 미생물 증식과 산화, 변색을 관리해야 하므로 제조 과정에서 소금과 가열, 훈연뿐 아니라 제품에 따라 아질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첨가물이 활용된다.
아질산염은 특히 육가공품 특유의 붉은색을 유지하는 발색 기능을 하고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IARC 자료 역시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육류와 생선 등에 보존과 발색, 풍미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마트에 있는 햄과 소시지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제품마다 육류 함량부터 나트륨과 지방, 첨가물 구성이 크게 다르다. 때문에 ‘무첨가’라는 글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전체 원재료와 영양성분을 살펴보고, 가공육을 매일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기보다는 생선과 두부, 달걀, 가공하지 않은 살코기 등과 번갈아 먹는 방식이 낫다.

방부제는 무조건 독일까… 허용량 안에서 사용하는 첨가물과 ‘많이 먹는 식습관’을 구분해야 한다
‘방부제’라는 단어 자체가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식품안전에서는 보존료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보존료는 미생물에 의한 변질을 막아 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따라서 허용된 첨가물이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식품을 곧바로 위험한 음식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어 EFSA는 식품첨가물로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아질산염과 질산염의 안전성을 재평가한 결과 당시 설정된 허용 수준이 소비자를 보호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식품뿐 아니라 모든 식이 공급원을 합하면 일부 집단에서는 허용일일섭취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여기서 소비자가 구분해야 하는 것은 ‘식품첨가물의 허용 기준’과 ‘특정 가공식품을 장기간 많이 먹는 식습관의 건강 영향’은 같은 질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공육의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아질산염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가공육에는 염분과 지방, 헴철이 존재하고 염지와 훈연, 고온 조리 등 여러 과정에서 다양한 화합물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첨가물 하나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전체 식품과 섭취 빈도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공육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장암 위험과 관련된 근거가 분명하다
보존료가 허용 기준 안에서 사용된다는 사실과 가공육을 매일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육 섭취를 대장암 위험요인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 섭취를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이 분류는 담배와 위험도가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공육과 대장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IARC가 검토한 연구에서는 가공육을 하루 50g씩 섭취할 때 대장암의 상대위험이 약 18%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것 역시 햄 한 번을 먹으면 암 위험이 갑자기 18% 올라간다는 뜻이 아니라 장기간 반복되는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관계를 설명하는 수치다. 아질산염과 질산염은 이 과정에서 연구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육류 환경에서 아질산염은 특정 조건에서 N-니트로소화합물 형성과 연결될 수 있고, 이런 화합물 가운데 일부는 발암성이 있어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WHO 역시 가공육의 보존 방법이 발암물질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가공육의 위험을 ‘방부제 때문에 암이 생긴다’는 한 문장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마트에서는 ‘방부제 있음·없음’보다 얼마나 자주 먹는지까지 살펴본다
장을 보면서 첨가물이 하나라도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지만 건강을 위해 더 큰 그림도 볼 필요가 있다. 가공치즈는 칼슘과 단백질을 제공할 수 있고 훈제오리 역시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에 첨가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양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무보존료’라고 표시됐다고 해서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많은 제품이 자동으로 건강식이 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가공육은 제품의 첨가물 여부와 별개로 섭취 빈도 자체를 줄이는 방향이 중요하다.
IARC의 유럽 암 예방 지침에서도 대장암 예방을 위해 가공육 섭취를 피하고 붉은 고기와 소금이 많은 음식은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따라서 햄과 소시지 대신 달걀이나 두부, 생선, 가공하지 않은 육류를 번갈아 사용하고, 훈제오리는 매일 먹는 기본 반찬보다는 가끔 선택하는 식품으로 두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가공치즈 역시 한 번에 여러 장을 먹기보다 자연치즈와 비교해 나트륨과 포화지방, 첨가물 구성을 확인하면 된다. 마트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방부제’라는 단어 하나가 아니라 원재료명과 나트륨, 포화지방 그리고 내가 이 식품을 얼마나 자주 먹고 있는가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가공치즈는 제품의 질감과 보존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첨가물이 사용될 수 있지만 모든 제품에 보존료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훈제오리고기는 제품에 따라 염지 과정에서 아질산염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미생물 억제와 발색 등에 목적이 있다.
가공육류는 염장과 염지, 훈연 등으로 보존성을 높이며 일부 제품에는 아질산염과 질산염이 사용된다. 장기간 많은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
핵심은 허용된 보존료 자체를 무조건 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별 성분과 가공육 섭취 빈도, 나트륨과 포화지방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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