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넛과 꽈배기는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설탕이나 시럽까지 더하는 경우가 많아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 첨가당을 한 번에 많이 섭취하기 쉬운 간식이다. 이런 음식을 자주 먹으면 혈당과 중성지방, 체중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건강에도 불리한 식습관이 만들어진다. 특히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장기인 만큼 도넛과 꽈배기의 문제는 ‘한 번 먹으면 췌장이 손상된다’기보다 이런 대사 부담이 반복되는 식생활에 있다.
도넛 한 개에 겹치는 세 가지… 밀가루·설탕·기름을 동시에 먹는다
도넛이 달고 기름진 음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췌장 건강의 관점에서 보면 그 조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도넛은 정제 밀가루를 중심으로 반죽을 만들고 기름에 튀긴 다음 설탕이나 글레이즈, 크림, 초콜릿 등을 추가한다. 꽈배기 역시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설탕을 묻혀 먹는 형태가 흔하다. 결국 한 번의 간식에서 빠르게 소화되는 탄수화물과 첨가당, 많은 열량을 내는 지방이 겹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식사의 기본으로 탄수화물을 주로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에서 섭취하고 유리당은 하루 총에너지의 10% 미만, 가능하면 5% 이하로 줄일 것을 권한다.
지방 역시 불포화지방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포화지방은 제한하는 방향을 권한다. 도넛이나 꽈배기가 이와 반대되는 형태의 간식이 되기 쉬운 이유다. 특히 식사를 충분히 한 뒤 후식처럼 더하거나 출출할 때마다 반복해서 먹으면 하루 총열량까지 빠르게 증가한다. 췌장을 생각한다면 도넛 속 특정 첨가물 하나보다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 튀김기름이 한 음식에 겹쳐 있다는 점을 먼저 봐야 한다.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면… 췌장의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내보낸다
췌장은 소화효소만 만드는 장기가 아니다. 췌장 안의 베타세포에서는 혈액 속 포도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만들어진다. 도넛과 꽈배기처럼 정제된 밀가루와 설탕 비중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소화돼 포도당으로 흡수되고 혈당이 상승한다. 그러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포도당이 세포에서 사용되거나 저장되도록 조절한다. 이것 자체는 식사 후 일어나는 정상적인 생리 과정이다. 문제는 정제 탄수화물과 첨가당이 많은 고열량 식사를 오랜 기간 반복하고 체중까지 증가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상황이다.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췌장은 정상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 때 근육과 지방, 간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며 췌장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도넛 하나를 먹었다고 췌장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같이 달고 정제된 탄수화물 간식을 반복하는 식습관은 췌장이 담당하는 혈당 대사에 결코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튀기는 순간 달라진다… 같은 밀가루 간식이라도 열량 밀도가 높아진다
꽈배기와 도넛의 또 다른 특징은 ‘튀긴다’는 것이다. 반죽을 뜨거운 기름에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가는 동시에 기름 일부가 음식으로 들어온다. 때문에 굽거나 찐 음식보다 지방과 열량이 높아지기 쉽다. 여기에 설탕까지 묻히면 작은 크기에 비해 상당한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는 간식이 된다. 이런 고열량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은 체중 증가와 대사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및 제2형 당뇨병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NIDDK 역시 과체중과 비만, 신체활동 부족 등을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전단계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설명한다.
췌장염과 관련해서도 지방 대사는 중요하다. 혈액 속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고중성지방혈증은 급성 췌장염의 잘 알려진 원인 가운데 하나다. 물론 도넛 몇 개를 먹는다고 즉시 중성지방성 췌장염이 생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미 중성지방이 매우 높거나 비만과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열량·고지방 간식을 반복적으로 먹는 습관을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꽈배기는 담백해 보여도 안심하기 어렵다… 겉에 묻힌 설탕까지 생각해야 한다
크림과 초콜릿이 올라간 도넛과 비교하면 시장에서 파는 옛날 꽈배기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담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적인 구조를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흰 밀가루 중심의 반죽을 기름에 튀기고 마지막에 설탕을 묻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갓 튀긴 꽈배기는 크기가 크지 않고 식감이 가벼워 한 번에 두세 개를 먹기 쉽다. 여기에 달달한 믹스커피나 설탕이 들어간 음료까지 함께 마시면 한 번의 간식에서 섭취하는 정제 탄수화물과 첨가당이 더 많아진다.
WHO는 유리당을 줄이는 것이 건강한 식사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당이 많은 음식과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습관은 과도한 열량 섭취와 체중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 그래서 꽈배기를 먹을 때는 설탕을 많이 묻히지 않고 한 번에 먹는 개수를 정해놓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생긴다. 믹스커피나 탄산음료 대신 무가당 커피나 차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옛날 간식이라 건강하다’고 생각하기보다 밀가루 반죽을 튀기고 설탕까지 더하는 음식이라는 기본적인 구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 건강에서는 ‘중성지방’도 중요하다… 특히 수치가 높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췌장 건강을 이야기할 때 혈당만큼 놓치기 쉬운 것이 중성지방이다. 우리가 먹고 남은 에너지는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될 수 있으며 당과 지방이 많은 고열량 식사를 지속하면 혈중 중성지방 관리에도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중성지방이 극단적으로 높은 상태는 단순한 혈액검사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급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NIDDK는 높은 혈중 중성지방을 췌장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으며, 췌장염 환자의 식사에서는 건강하고 지방이 적은 식사를 권한다. 그래서 평소 검사에서 중성지방이 높게 나오는 사람이 도넛이나 꽈배기, 튀김, 달콤한 음료를 자주 먹는다면 간식 습관을 점검할 이유가 충분하다. 특히 술까지 자주 마신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췌장을 보호하는 방법은 특별한 즙이나 보충제를 챙기는 것보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혈당과 중성지방, 체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생활습관에 가깝다. 매일 오후 먹던 도넛과 꽈배기의 횟수를 줄이는 것도 이런 관리의 한 부분이다.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매일 간식’을 ‘가끔 즐기는 음식’으로 바꾸자
도넛과 꽈배기를 평생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다. 췌장 건강에서 더 중요한 것은 한 번 먹었다는 사실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무엇과 함께 먹느냐다. 일주일 내내 오후 간식으로 도넛이나 꽈배기를 먹고 달콤한 커피까지 곁들이는 습관과 한 달에 몇 번 좋아하는 꽈배기 한 개를 즐기는 것은 전혀 다른 식사 패턴이다. 평소 간식은 삶은 계란이나 무가당 요거트, 견과류, 통과일처럼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챙길 수 있는 음식으로 바꾸고 도넛과 꽈배기는 가끔 즐기는 간식으로 남겨두는 방법이 좋다.
먹는 날에도 한 번에 여러 개를 먹기보다 하나만 덜어 먹고 설탕 코팅이나 크림이 적은 종류를 선택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췌장은 혈당 조절과 소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다. 췌장을 위한 식습관은 특별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던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튀김 간식을 줄이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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