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장고에 늘 있는 두부도 굽는 방법과 양념을 조금만 바꾸면 전혀 다른 요리가 된다. 핵심은 두부를 바로 팬에 올리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수분을 어느 정도 제거한 뒤 부침가루를 얇게 묻혀 노릇하게 굽는 것이다. 여기에 다진 양파와 마늘을 넣은 달콤짭조름한 간장 소스를 더하면 밥반찬은 물론 한 끼 메인 요리로 먹기 좋은 두부스테이크가 완성된다.
두부를 팬에 바로 올리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2~3분이 첫 번째 포인트
두부를 구웠는데 겉면이 노릇해지지 않고 팬에서 물이 계속 나오는 경험은 흔하다. 두부 자체에 수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포장에서 꺼낸 두부를 그대로 썰어 팬에 올리면 가열하는 동안 내부의 물이 빠져나오면서 굽는다기보다 찌듯 익는 상황이 생긴다. 이럴 때 활용하기 쉬운 것이 전자레인지다. 두부 한 모를 전자레인지용 접시에 올리고 약 2~3분 정도 가열한 뒤 접시에 빠져나온 물을 버린다. 이후 키친타월로 표면을 가볍게 눌러 남아 있는 물기를 제거한다.
전자레인지의 출력과 두부 크기에 따라 필요한 시간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오래 돌리기보다는 2분 정도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두부를 바싹 말리는 것이 아니다. 겉면에 부침가루가 제대로 붙고 팬에서 빠르게 노릇해질 정도로 표면 수분만 줄이면 충분하다. 이 과정을 거치면 두부를 뒤집을 때 부서지는 것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두부스테이크에서 원하는 것은 속까지 퍽퍽한 두부가 아니라 겉은 노릇하고 안쪽에는 부드러운 수분이 남아 있는 상태다.

부침가루는 두껍게 입히지 않는다, ‘얇은 막’ 하나가 식감을 바꾼다
수분을 제거한 두부는 한입 크기보다 조금 크게 썰어준다. 너무 얇으면 뒤집는 과정에서 쉽게 부서지고 두부스테이크 특유의 도톰한 식감도 줄어들기 때문에 2~3cm 안팎의 두께로 써는 것이 다루기 편하다. 이후 넓은 접시나 위생봉투에 부침가루를 넣고 두부의 앞뒤와 옆면에 골고루 묻힌다. 여기서 욕심을 내 부침가루를 두껍게 덮을 필요는 없다. 표면에 하얀 가루가 얇게 남는 정도면 충분하다.
가루가 너무 많으면 팬에 넣었을 때 기름을 많이 흡수하고 소스를 부었을 때 두꺼운 반죽처럼 눅눅해질 수 있다. 반대로 얇게 입힌 가루층은 팬에서 기름과 만나면서 두부 표면에 가벼운 껍질을 만들어준다. 특히 두부처럼 맛이 담백한 재료는 이 얇은 구움막 하나만 생겨도 씹을 때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 부드러운 두부 안쪽과 노릇하게 구워진 겉면이 대비되면서 단순한 두부부침보다 ‘스테이크’에 가까운 식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팬에서는 자꾸 뒤집지 않는다, 한쪽 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팬을 중불로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적당히 두르고 부침가루를 묻힌 두부를 올린다. 이때 두부를 넣자마자 계속 움직이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가루가 아직 굳지 않은 상태에서 젓가락으로 건드리면 표면이 벗겨지거나 두부가 갈라질 수 있다. 한쪽 면이 노릇하게 익으면서 얇은 껍질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 뒤집는다. 앞뒤뿐 아니라 두께가 있는 두부라면 옆면까지 굴려가며 구워주면 완성됐을 때 훨씬 먹음직스럽다. 불이 너무 강하면 부침가루만 먼저 갈색으로 변하고 내부는 차가울 수 있으므로 중불 안팎에서 천천히 굽는 것이 안정적이다.
전체적으로 노릇한 색이 나오면 두부를 별도의 접시에 잠시 꺼내둔다. 여기서 두부를 팬에 그대로 둔 채 소스를 붓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처음부터 소스에 졸여버리면 힘들게 만들어놓은 겉면이 빠르게 수분을 흡수해 부드러워진다. 바삭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살리고 싶다면 두부와 소스를 따로 조리한 뒤 마지막에 합치는 편이 낫다.

양파와 마늘부터 볶는다, 간장 소스가 훨씬 풍성해지는 순간이다
두부를 구웠던 팬을 활용하면 남아 있는 고소한 풍미까지 이어갈 수 있다. 기름이 지나치게 많이 남았다면 키친타월로 살짝 닦아낸 뒤 잘게 다진 양파를 넣고 볶는다. 1모 기준으로 양파 1/3~1/2개 정도면 충분하다. 양파가 투명해지기 시작하면 다진 마늘 약 1/2큰술을 넣는다. 이후 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굴소스 1/2큰술, 후추 약간, 물 2~3큰술을 넣고 끓인다. 굴소스는 생각보다 맛이 강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이 넣기보다 반 숟갈 정도로 감칠맛만 더하는 것이 좋다.
간장과 굴소스가 동시에 들어가는 만큼 별도의 소금은 대부분 필요하지 않다. 양파에서 단맛이 나오고 올리고당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올리고당은 반 숟갈부터 시작해도 된다. 소스가 보글보글 끓으면서 처음보다 살짝 농도가 생기면 불을 줄인다. 너무 오래 졸이면 식으면서 훨씬 짜고 끈적해지므로 숟가락으로 떠봤을 때 주르륵 흐르는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소스는 ‘졸이지 말고 얹는다’, 그래야 두부의 두 가지 식감이 살아난다
이 요리에서 마지막 순서가 의외로 중요하다. 완성된 소스에 구운 두부를 다시 넣고 오랫동안 졸이면 일반적인 두부조림에 가까워진다. 물론 이것도 맛있지만 처음에 부침가루까지 입혀 바삭하게 구운 이유가 사라진다. 가장 먹기 좋은 방법은 접시에 구운 두부를 먼저 올리고 먹기 직전에 따뜻한 양파간장 소스를 위에서 끼얹는 것이다. 그러면 소스가 닿은 윗부분은 촉촉하고 양념이 스며들지만 바닥과 옆면에는 구운 식감이 어느 정도 남는다.
여기에 송송 썬 쪽파나 대파를 올리고 통깨를 뿌리면 색감과 향도 좋아진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소스에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어도 잘 어울린다. 반대로 조금 더 일본식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쪽파를 넉넉히 올리고 가쓰오부시를 소량 얹는 방법도 있다. 두부 자체가 담백하기 때문에 소스와 고명의 변형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밥 위에 두부를 올리고 소스를 함께 끼얹으면 별도의 반찬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두부덮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두부 한 모가 메인 요리로 바뀐다, 이 순서만 기억하면 된다
조리 순서를 정리하면 어렵지 않다. 두부 수분 제거 → 부침가루 얇게 묻히기 → 모든 면 노릇하게 굽기 → 두부는 따로 빼두기 → 양파와 마늘 볶기 → 간장소스 끓이기 → 먹기 직전 두부 위에 소스 올리기 순서다. 평소 두부부침을 만들 때처럼 두부에 소금 간을 미리 강하게 할 필요도 없다. 간장과 굴소스가 들어간 소스 자체에 염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침가루와 굴소스, 간장에도 나트륨이 들어 있으므로 처음에는 양념을 조금 싱겁게 만든 뒤 마지막에 맛을 조정하는 것이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
두부는 값이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고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지만 매번 데치거나 단순하게 부치면 쉽게 질릴 수 있다. 이럴 때 조리법 하나만 바꿔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전자레인지로 물기를 빼고 얇은 가루옷을 입혀 굽는 것, 그리고 달콤짭조름한 양파간장 소스를 마지막에 얹는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하면 평범한 두부 한 모가 제법 근사한 한 접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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