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 내려갔더니 아버지가 서랍에서 시계를 하나 꺼내셨습니다. 오래돼서 값도 안 나간다며 툭 건네셨습니다.받아서 대충 손목에 대 보다가 뒤집어 보았습니다. 뒷면을 보고 한참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뒷면에 새겨진 글자
뒷면에는 작게 새긴 글자가 남아 있었습니다. 오래되어 흐릿했지만 날짜가 보였습니다. 제가 태어난 해였습니다. 그해 첫 월급으로 장만한 시계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시계가 달리 보였습니다.

말없이 보관해 온 시간
아버지는 그 시계를 오래 차지 않으셨습니다. 고장이 난 뒤로는 서랍에 넣어 두셨다고 했습니다. 버리지 않은 이유는 따로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남기는 데에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설명이 없어도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물려주는 것은 물건이 아닙니다
값이 나가는 물건만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 쓴 물건에는 그 시절이 함께 붙어 갑니다. 받는 쪽에서도 그것을 압니다. 그래서 낡은 물건이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날 이후 시계를 수리해 서랍에 두었습니다.

낡은 시계 하나에 오랜 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값이 아니라 사연이 남는 물건이 있습니다.부모님 물건 중에 오래된 것을 한 번 여쭤보시면 어떨까요. 이야기가 따라 나올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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