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최근 미군 군함을 잇달아 겨냥하자, 미국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뒷배’ 가능성을 조사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란이 중국·러시아로부터 미군 함정 추적 지원을 받고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항공모함 위치를 어떻게 알았나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주말 미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7일에도 또 다른 미 해군 함정을 겨냥했다. 실제로 명중한 사례는 없었지만, 미 당국자들은 이란이 미 군함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이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전자광학 탐색기 등을 갖춘 신형 미사일을 썼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유도장치가 있더라도 공격을 시작하려면 일단 군함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미 당국자들이 외부 지원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이유다.
러시아 정보 지원, 개전 초부터 의혹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를 주고 있다는 정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WSJ은 지난 3월 미 정보당국의 기밀 평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미군 함정과 항공기의 좌표를 포함한 위치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뉴스도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전 직후 이란이 사우디 리야드의 미국대사관을 공격했을 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공격이 미국의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를 매우 정밀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에서 미군 사상자를 낸 드론 공격을 두고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이들 보도 모두 러시아 정보가 특정 공격에 직접 쓰였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중국의 경우 미군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대규모 위성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러시아가 얻는 것

두 나라가 이란을 도울 동기는 분명하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동에 깊이 얽힐수록 항공모함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같은 제한된 자원이 우크라이나 대신 중동으로 향한다. 그 틈에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거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을 수 있다.
중국은 미군이 실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할 기회를 얻는다. WSJ은 앞서 미국-이란 전쟁이 중국·러시아·북한에 미군의 능력과 한계를 실시간으로 평가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물론 아직은 조사 단계다. 미 정부가 공식 결론을 내놓은 것은 아니며, 중국과 러시아 역시 관련 의혹을 인정한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 국제유가와 공급망 불안으로 중국·러시아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개입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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