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군이 최근 한 달 사이 군사분계선(MDL)을 20회 넘게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년 동안의 침범 횟수가 17회였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이를 넘어선 셈이다. 우리 군은 대부분의 사례에 경고사격으로 대응했고, 유엔군사령부에 정전협정 위반 조사도 요청했다.
이틀에 한 번꼴, 동부전선에 집중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중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동부전선에서 MDL을 넘어온 뒤, 같은 지역을 중심으로 월선을 수시로 반복하고 있다. 순찰조로 추정되는 북한군 수 명이 특정 구간에서 선을 넘어왔다가, 우리 측이 경고사격에 나서면 물러나는 패턴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우리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하고, 실제로 넘어오면 경고사격을 한 뒤 퇴거시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MDL 침범에 대해 기준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도발 아닌 ‘작업’ 때문”

이렇게 자주 넘어오는 이유에 대해 군의 설명은 의외로 담담하다. 합참 관계자는 “올해 미작업 구간에 대한 작업활동이 진행되면서 침범활동이 식별됐다”며 “북한군 활동 변화나 특이활동에 의한 침범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4년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MDL을 사실상 국경선으로 만들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불모지 작업과 철책 설치, 지뢰 매설 등을 벌여 왔다. 올해 아직 손대지 않았던 구간에서 작업이 재개되면서 순찰과 작업 인원이 선을 넘나드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위험한 이유

의도적 도발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남북이 서로 생각하는 MDL 기준선이 일부 구간에서 일치하지 않는 데다, 경고사격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이 DMZ 내 감시장비를 더 북쪽에 설치하는 등 경계태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다.

군은 유엔사에 정전협정 위반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MDL 기준선 불일치 같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조율하는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DMZ 내 활동을 계속 감시하고 있으며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진행 중인 조사나 구체적인 작전 사항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한미일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시점과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긴장 고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당국은 침범 횟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계획된 군사 도발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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