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 반려묘가 세상을 떠난 주인의 관에 올라가 곁을 지켜 많은 사람들을 울렸다. 고양이가 정말 주인의 죽음을 알아챈 걸까. 그간의 관련 연구들은 반려동물이 인간처럼 죽음을 개념적으로 이해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가까운 존재의 부재와 상태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은 분명하다고 봤다.
미국 동물 전문 매체 도도는 지난달 말 포스트를 통해 필리핀 고양이 메이메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메이메이는 올해 초부터 한 여성의 집에서 생활했고, 자신을 아끼던 여성이 병에 걸리자 곁을 지켰다. 여성이 숨진 뒤 메이메이는 관 주변을 맴돌다 그 위로 풀쩍 뛰어올랐다.
고인의 아들 저스틴 레오는 메이메이를 여러 차례 내려놓았지만 세 번이나 다시 관 위로 올라갔다. 결국 메이메이를 그대로 뒀다. 저스틴 레오는 “메이메이가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마지막 인사를 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반려동물은 정말 주인의 죽음을 알아챌까. 현재까지 이를 직접 입증한 연구는 거의 없다. 동물이 인간처럼 ‘죽음은 되돌릴 수 없는 상태’라는 개념을 이해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인 또는 동료 동물과 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갑작스러운 부재나 평소와 다른 신체·감정 상태에 반응한다는 증거는 제법 쌓였다.
지난해 공개된 미국 오클랜드대학교 브리타니 그린 박사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함께 살던 동물을 잃은 고양이 452마리를 조사한 결과, 죽은 동물이 좋아하던 장소에 더 오래 머물거나 먹이의 양이 줄고 울음이 늘어나는 등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 변화의 정도는 죽은 동물과 관계가 가까울수록 뚜렷했다.
비슷한 현상은 개에서도 확인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 스테파니아 우케두 연구원이 반려견 보호자 426명을 조사한 결과, 함께 살던 개가 죽은 뒤 남은 개는 놀이와 식사량이 줄고 수면 패턴이나 두려움 같은 행동에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원은 2022년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서 “단순히 함께 산 기간보다 두 동물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웠는지가 변화의 강도와 더 밀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크리스틴 R. 비탈레 박사 연구팀은 고양이가 보호자를 일종의 ‘안전기지’로 삼으며, 낯선 환경에서 떨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 사람 아기나 개와 유사한 애착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2019년 보고했다.
2025년 고양이 82마리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독일 예나대학교 이자벨 카펠 연구원의 실험에서는 고양이가 보호자와 떨어졌다 다시 만나면 신체 접촉이 늘고, 혼자 남겨지거나 재회했을 때 울음도 증가했다. 연구원은 이런 변화를 분리 불안이나 친숙한 사람과 사회적 접촉을 요구하는 행동으로 해석했다.
후각 역시 중요한 단서다. 2023년 이탈리아 바리대학교 세레넬라 딘제오 박사의 연구에서는 고양이가 두려움, 행복, 신체적 스트레스 등 서로 다른 상황에서 채취한 사람의 냄새에 다르게 반응했다. 특히 두려움을 느낀 사람의 체취를 맡을 때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했다. 고양이가 사람의 상태 변화를 시각이나 소리뿐 아니라 냄새를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이메이가 관 속 여성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랫동안 곁을 지킨 사람의 냄새와 움직임, 생활 패턴이 갑자기 달라진 데다 이후 지속적인 부재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행동을 인간과 같은 수준의 죽음의 인식이나 애도라고 단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현재 과학이 비교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개와 고양이가 가까운 존재의 상실에 행동 변화를 보이고, 보호자의 부재와 감정·신체 상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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