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핀란드가 국경에 세운 21세기 만리장성 정체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국경을 맞댄 이웃이 4년 넘게 전쟁 중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핀란드는 벽을 세웠고, 그 벽이 지난 7일 완성됐습니다.
핀란드 국경수비대는 이날 러시아 접경 구간에 200km 길이의 울타리와 감시 센서 설치를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높이 4.5m 철제 울타리에 감시 장비, 순찰 도로, 폭 25m 장애물 제거 구역까지 붙어 있고 총공사비는 3억5600만 유로, 우리 돈 5500억 원 안팎입니다.
침공 1년 만에 시작된 착공

공사가 시작된 건 2023년 1월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도 안 된 때고, 같은 해 핀란드는 수십 년 지킨 중립을 버리고 나토에 들어갔습니다.
핀란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1939년 소련의 침공으로 겨울전쟁을 치렀고, 이듬해 국토의 약 10%를 내주는 조건으로 항복한 역사가 있습니다. 러시아가 국경을 넘는 장면을 이 나라는 책이 아니라 기억으로 알고 있습니다.
탱크가 아니라 사람을 막는 벽

여기가 제가 흥미롭게 본 대목입니다. 4.5m 울타리로 러시아군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핀란드에도 없습니다.
핀란드 당국은 나토 가입 이후 러시아가 서류도 없는 제3국 이주민을 국경으로 밀어 보냈다고 봅니다. 이렇게 넘어온 인원이 1000명 안팎이라는 게 당국 집계이고, 결국 2023년 12월 러시아 쪽 통행로를 전부 닫았습니다.

마르쿠 하시넨 국경수비대장은 이 울타리가 단순한 장벽이 아니라 감시와 순찰 기동성을 높이는 통합 국경관리 체계의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마리 란타넨 내무장관도 필요하면 추가 구간을 더 짓겠다고 했습니다.
1340km 국경 중 200km의 한계

핀란드·러시아 국경은 1340km입니다. 이번에 막은 200km는 남동부 위주로 전체의 15% 정도이고, 열 구간 중 여덟 구간 넘게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국경과 칼리닌그라드 접경 107km에, 발트 3국도 각자 국경에 비슷한 시설을 늘리는 중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문서에서 이 다섯 나라가 재래식 군사행동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국경 개방의 유럽이 다시 냉전으로 간다”는 반응이 많고, 반대로 “이주민 막자고 5500억을 썼다”는 냉소도 있습니다.
군사시설이 아닌 선언으로서의 장벽

지정학적으로 보면 이 벽은 군사시설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깝습니다. 핀란드는 국경을 다시 열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200km 울타리는 그 말을 쇠로 적어둔 셈입니다.
다만 나머지 1140km를 어떻게 할지, 그리고 러시아가 다음엔 어떤 방식으로 압박을 걸어올지는 열려 있는 변수입니다.
여러분은 이 벽이 안전을 사는 걸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긴장을 굳히는 걸로 보이시나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