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예멘 전황을 설명했고, 몇 시간 뒤 다시 걸어 미군이 직접 후티를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악시오스가 11일 미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고, 로이터도 소식통 세 명을 통해 최소 두 차례 통화가 있었다고 확인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직접 군사행동은 없고 정보 공유와 표적 선정은 돕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백악관은 통화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두 달 전 “우리끼리 싸울 수 있다”던 사우디

이 통화가 놀라운 이유는 사우디의 태도 변화 때문입니다. 지난 7월 후티와 긴장이 높아졌을 때 사우디는 미국에 후티와 독자적으로 싸울 수 있다며 확전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랬던 사우디가 두 달 만에 미군의 공습을 요청한 것입니다.
마지막 수출로가 막힐 위기

사정이 급해진 건 홍해가 사우디의 마지막 원유 수출로이기 때문입니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세계 원유 5분의 1이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혔고, 사우디는 동서 파이프라인으로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우회 수출해 왔습니다.
그런데 후티가 홍해 연안 모카를 함락하고 하니시 제도까지 손에 넣으며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다가섰습니다. 사우디 국영매체는 리야드·메디나 지역 동서 파이프라인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고, 사우디 정부는 드론이 이라크 영토에서 출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배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원유의 약 7%, 100배럴 중 7배럴이 바브엘만데브를 지납니다. 호르무즈에 이어 이곳까지 막히면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결정적 카드를 쥐게 됩니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미국이 소극적인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 7개월째에 유가와 미국 휘발유값이 급등했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새 전선을 여는 건 정치적으로 부담입니다.
다만 손을 놓은 건 아닙니다. 중부사령부 쿠퍼 사령관이 10일 사우디를 찾았고, 미 행정부는 홍해 항행의 자유를 핵심 국익으로 규정하며 역내 파트너가 주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사우디 돈으로 미국 무기 그렇게 샀는데 이럴 때 안 도와준다”는 반응이 많고, 반대로 “미국이 후티까지 직접 때리면 진짜 확전”이라는 냉소도 있습니다.
사우디의 자신감이 무너진 두 달

동맹 구도로 보면 이 통화는 걸프의 맹주가 자기 앞바다를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는 걸 인정한 장면입니다. 미국이 정보만 주고 폭탄은 안 준다는 답을 한 이상, 사우디는 직접 후티를 때리거나 홍해 항로를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기름값으로 이 전쟁을 체감하시는 분들, 다음 뉴스는 어느 쪽에서 나올 거라고 보시나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