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 가면 한 봉지에 몇백 원, 어느 반찬이나 국에나 흔하게 들어가는 나물이 있다. 워낙 값싸고 흔하다 보니 대단한 음식으로 여겨지지 않지만, 알고 보면 붓기와 나잇살까지 챙겨주는 알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녹두를 싹 틔워 기른 숙주나물이다. 흔하다고 지나쳤던 이 나물이 왜 그렇게 대접받는지 하나씩 풀어보겠다.

녹두가 숙주로 자라면 비타민C가 40배로 뛴다
숙주는 딱딱한 녹두를 물에 불려 싹을 틔운 것인데, 이 과정에서 영양이 크게 달라진다. 녹두일 때와 견주면 싹이 트면서 비타민A는 두 배, 비타민B는 서른 배, 비타민C는 무려 마흔 배까지 늘어난다.
대신 살로 가기 쉬운 당질은 오히려 확 줄어드니, 가볍게 영양만 챙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몇백 원짜리 나물 한 봉지에 이만한 비타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뇨 작용으로 잘 붓는 몸의 부기를 빼준다
숙주는 예부터 몸속 물길을 틔워주는 나물로 알려져, 소변이 잘 나가도록 도와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보탬이 된다. 아침마다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 사람이라면 반가운 성질이다.
짜게 먹어 몸이 무겁게 부었을 때 숙주를 곁들이면 한결 개운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국물을 짜게 하면 오히려 붓기 쉬우니 삼삼하게 무쳐 즐기는 편이 낫다.

열량이 낮아 나잇살 관리에 부담이 없다
숙주는 수분이 대부분이라 열량이 매우 낮으면서도 아삭한 식감에 포만감을 준다. 그래서 배는 든든하게 채우면서 나잇살은 덜 걱정하고 싶은 중장년에게 잘 맞는다.
여기에 녹두와 숙주에 든 항산화 성분이 지방 대사를 돕는다는 연구도 나와 있어, 꾸준히 먹으면 체중 관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밥 대신 한 접시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식사가 한결 가벼워진다.

몸속 중금속과 술독을 씻어내는 해독 나물이다
숙주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해독 식품으로 꼽혀 왔는데, 매연이나 담배 연기, 중금속 같은 몸속 찌꺼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의서에서도 녹두를 두고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준다고 적었을 만큼 그 쓰임이 오래됐다.
특히 숙주에 든 아스파라긴산은 술 마신 다음 날 속을 푸는 데 보탬이 되니, 애주가라면 해장 반찬으로 챙겨둘 만하다. 흔한 나물 한 접시가 몸속 청소부 노릇을 해주는 셈이다.

살짝만 데쳐야 아까운 영양을 지킬 수 있다
숙주의 자랑인 비타민C는 열에 약해서, 오래 볶거나 푹 끓이면 애써 담긴 영양이 상당히 빠져나간다. 그래서 끓는 물에 삼십 초쯤 재빨리 데쳐 아삭함을 살려 무쳐 먹는 것이 가장 알뜰하다.
값도 싸고 국·볶음·무침 어디에나 잘 어울리니, 한 달에 몇 번씩 부담 없이 식탁에 올려보길 권한다. 다만 숙주에도 칼륨이 들어 있어,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데친 물을 버리고 양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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