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과 방위산업 호황이 맞물리면서 자동차 공장이 무기 생산기지로 바뀌고 있다. 80년 만에 방향이 뒤집힌 셈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이스라엘 투자회사 아우렐리우스와 니더작센주에 매각하기 위한 기본 조건에 합의했다. 아우렐리우스가 지배주주가 되고 니더작센주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 자동차를 생산해온 이 공장은 앞으로 방위산업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바뀐다. 첫 사업은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와의 협력이다.

“아이언돔 부품”…첫 사업의 내용
라파엘은 아이언돔과 다비드 슬링 등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체계를 개발한 업체다. 독일과 유럽에 공급할 방공시스템 및 관련 부품을 오스나브뤼크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언돔의 부품을 이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라파엘 측은 핵심 방산제품을 독일 현지에서 완전히 생산하는 것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7년 폐쇄 예고”…공장의 사정
오스나브뤼크는 과거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포르쉐 등의 컨버터블과 쿠페를 생산한 독일 자동차 산업의 거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티록 컨버터블 생산이 종료되는 2027년 매각 또는 폐쇄가 예고돼 있던 공장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공세와 높은 인건비, 전기차 전환 부담이 겹친 결과다. 설비와 숙련 인력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방산 전환의 배경이 됐다.

“80년 만의 역전”…산업 지도의 변화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군수업체가 자동차 산업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자동차 산업의 설비와 인력이 다시 방위산업으로 되돌아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재무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방산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자동차 수요는 정체 국면이다. 향후 다른 방산 프로젝트와 기업도 이 공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의 재무장은 예산 증액에 그치지 않고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자동차 공장의 간판이 바뀌는 속도가 그 변화의 지표가 되고 있다. (사진 출처=폭스바겐그룹미디어, 다음 이미지 검색)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