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뭐하러 만드냐고 했는데”.. 막상 만드니 매일 나가 있는 부부의 32평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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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문한 집은 단층 구조를 계획했었습니다. 짧은 동선, 넓은 거실, 매일 언덕 아래 풍경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설계자는 현장에 방문한 뒤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단층으로 건축하면, 시야를 주차장이 가리게 되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가능성이 커져 결국 레이스 커튼을 치고 살아야 할 상황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안된 해결책은 2층에 거실을 배치하고 그 앞에 넓은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63평의 대지 위에 32평의 연면적, 부부와 아이 하나가 함께 사는 집입니다.
외관

집이 위치한 지역이 평범한 주택가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디자인은 피했습니다. 박공지붕 하나로 본채와 데크를 덮어 간결한 외관을 유지하고, 도로 쪽 창문은 최소한으로 내서 외부 시선 차단과 단열 효과를 높였습니다. 대신 현관문은 눈에 띄게 크게 제작했는데, 이는 남편의 오토바이를 들이기 위한 특별한 문입니다.

데크를 덮는 큰 지붕은 다기능을 자랑합니다. 데크 아래가 주차장으로 활용되어 비를 맞지 않고 차로 이동할 수 있으며, 기성 카포트를 싫어하던 부부의 요구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습니다. 데크는 또한 현관 위에 처마 역할을 하여, 한 구조가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현관

문을 열면 신발을 신은 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바닥이 펼쳐집니다. 한쪽에는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고, 오른쪽 수납장에는 유모차와 캠핑 도구가 보관됩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구조 보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보통은 마감재로 덮는 부분을 촘촘히 짜서 마감 자체를 생략하였고, 이로 인해 비용 절감과 미적 효과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한쪽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와 슬리퍼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집은 어느 공간을 보아도 수납이 충분합니다. 설계자는 짐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여 자투리 공간까지 활용해 수납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죽은 공간이 전혀 없습니다.
거실

계단을 오르면 복도 없이 바로 거실과 다이닝룸이 나옵니다. 집안일이 모두 2층에서 이루어지도록 세탁실과 욕실도 이 층에 모아두었으며, 1층에는 침실만 두었습니다. 복도가 없어 32평의 공간이 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거실의 큰 창은 장지문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문을 닫으면 아늑한 공간이 되고 열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장지문은 기성 창틀의 프레임을 감추는 역할도 하며, 창과 장지문 모두 벽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어 완전히 열면 창이 사라진 듯한 개방감을 줍니다.

텔레비전이 걸린 벽은 서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강한 오후 햇살을 고려하여 창을 내지 않고 넓은 벽을 두어 단열 효과를 높였으며, 안쪽에서 창가로 갈수록 밝아지도록 빛의 흐름을 설계했습니다. 색상은 나무색과 회색 벽 두 가지로 제한하였으며, 조명은 다운라이트와 도자 공예 작가의 펜던트 조명 하나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데크

이 집에서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거실 바닥과 데크 바닥의 높이가 거의 같고 마루 방향도 일치하여,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흐려져 거실이 두 배로 넓어 보입니다. 아래로는 논밭이, 멀리로는 산줄기가 펼쳐집니다.

큰 지붕이 데크 전체를 덮고 있어 비 오는 날에도 거실의 확장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웃집들이 각도를 약간 틀어 앉아 있는 부채꼴 형태의 택지라, 데크와 창의 위치를 조정해 이웃과의 시선을 피했습니다. 2층이어서 길에서 올려다봐도 내부가 보이지 않으니 하루 종일 커튼을 걷어두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다이닝룸

거실 옆 공간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단열을 위해 창이 제한되어 빛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밝은 거실과 데크와의 대비를 느낄 수 있는 차분한 자리입니다.
주방


주방은 안쪽에 위치해 있어 그대로 두면 아이가 거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싱크대 앞 벽을 잘라내어 요리하면서도 가족을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장지문이 열려 있을 때는 외부 풍경까지 보입니다. 벽을 전부 트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개방한 것이 이 집의 특징입니다.
계단과 1층

계단은 디딤판만 있는 스켈레톤 구조로, 마치 가구를 벽에 기대어 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구조 보와 벽을 강조하려는 의도이며, 계단 아래의 좁은 공간도 수납으로 활용했습니다. 1층 아이 방은 나중에 둘로 나눌 수 있도록 문 위치를 미리 정하고 콘센트를 양쪽에 설치해 두었습니다. 현재는 아이가 하나지만 집이 미래를 대비해 준비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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