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기아
중고차를 보다 보면 가격을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은 순간이 있다. 특히 신차로 봤을 때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대형 세단이 아반떼나 소형 SUV 신차 가격까지 내려와 있으면 한 번쯤 다시 보게 된다.
이번에는 K9이 그랬다. 5m가 넘는 차체에 V6 3.8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기아의 플래그십인데 실제 매물을 확인해보니 2천만원대로 살 수 있는 차량이 꽤 많았다.
사진= 매일경제
2세대 더 K9은 2018년 출시 당시 3.8 GDI 플래티넘Ⅰ이 5,490만원부터 시작했다. 상위 트림과 옵션을 더하면 가격은 훨씬 높아졌다.
그런데 현재 중고차 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엔카에 올라온 2019~2021년형 3.8 GDI 매물을 보면 1천만원대 후반부터 2천만원대 후반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다.
주행거리 8만km 수준의 2019년형이 2,290만원, 5만km대 2020년형은 2,569만원 수준의 매물도 확인된다. 2021년형 4만km대 차량도 2,590만원에 올라와 있다.
신차 가격과 비교하면 감가가 상당히 큰 차종인 셈이다.
사진= 기아
가격만 내려갔을 뿐 차의 체급까지 작아진 것은 아니다. 3.8 GDI는 V6 자연흡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f·m를 낸다.
휠베이스는 3,105mm, 전폭은 1,915mm다. 숫자만 봐도 일반적인 준대형 세단과는 확실히 다른 체급이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같은 기능도 이미 2018년 출시 당시부터 상당 부분 들어갔다. 최신차와 세부 기능 차이는 있지만 장거리 운전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편의사양은 생각보다 부족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2천만원대 K9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같은 예산의 신차에서는 얻기 어려운 대형 세단의 공간과 V6 자연흡기 감각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브런치
물론 가격만 보고 덥석 살 차는 아니다. 3.8L 가솔린 엔진인 만큼 자동차세와 유류비 부담이 소형·중형 신차보다 크다.
차량이 오래된 만큼 전자장비와 서스펜션, 각종 편의장비 상태도 중요하다. 같은 2,500만원짜리 매물이라도 주행거리와 사고 이력, 정비 내역에 따라 이후 들어가는 돈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천만원대로 내려온 차량은 주행거리가 상당히 긴 경우도 확인된다. 단순히 가장 저렴한 매물을 찾기보다 보험 이력과 소유자 변경, 주요 부품 정비 기록을 함께 보는 게 중요하다.
사진= 다나와 자동차
현재 신형 K9 3.8은 6,034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런 차의 이전 세대를 2천만원대로 살 수 있다는 사실만 보면 중고 K9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이해된다.
하지만 중고 대형 세단은 사는 가격보다 타면서 들어갈 돈이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2천만원이라는 숫자보다 주행거리와 정비 이력이 좋은 차량을 찾는 데 예산을 조금 더 쓰는 편이 K9에서는 훨씬 중요한 선택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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