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동창회 날짜가 잡히면 오랜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반가웠다. 그런데 50대와 60대가 되면서 단체방에 모임 공지가 올라와도 선뜻 참석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들이 싫어진 것도 아니고 특별히 다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앞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3위. 결국 자식 이야기가 나올까 봐 부담스럽다
“아들은 뭐 해?”, “딸은 결혼했어?”, “손주는 몇 살이야?” 오랜만에 만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들이다. 묻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안부일 수 있지만 자식이 취업 때문에 힘들거나 결혼 문제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에게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된다.
누군가는 자식과 손주 자랑을 하는데 자신은 웃으며 듣고만 있어야 할 때 괜히 비교되는 기분도 든다. 그래서 차라리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2위. 달라진 경제 형편을 들키고 싶지 않다
누구는 아직 사업이 잘되고 누구는 골프와 해외여행 이야기를 한다. 반면 퇴직 후 생활비를 줄이고 있거나 투자에 실패해 형편이 어려워진 친구도 있다. 예전에는 비슷하게 살았던 친구들이 50대와 60대를 지나며 경제적으로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때 밥값 몇 만 원이 부담스럽다는 사실보다 더 힘든 것은 친구들에게 내가 예전 같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결국 돈이 없어서 모임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돈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모임을 피하게 된다.

1위. 친구를 만나러 가서까지 내 인생을 비교하고 싶지 않다
동창회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누가 어디에 사는지, 무엇을 하는지, 자식은 어떻게 됐는지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반갑게 웃다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잘나가는 친구가 미운 것이 아니라 그 친구를 보고 나니 평소에는 괜찮았던 내 인생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중년은 친구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모임에 다녀온 뒤 자신을 싫어하게 되는 기분이 싫어서 동창회를 피한다.

동창회에 자주 나간다고 인간관계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나가지 않는다고 외로운 사람인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모든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만나고 돌아온 뒤 마음이 편안한 관계를 선택하게 된다. 다만 비교 때문에 좋은 친구까지 모두 끊어낼 필요는 없다. 단체 모임이 부담스럽다면 정말 편한 친구 한두 명과 따로 밥을 먹어도 충분하다.
50대와 60대에는 남들보다 얼마나 잘살았는지를 확인하는 관계보다 서로의 달라진 형편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더 귀해진다. 좋은 친구는 내가 잘나갈 때 박수쳐주는 사람만이 아니라, 내가 예전 같지 않을 때도 아무것도 묻지 않고 예전처럼 대해주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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