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식장에 가면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조금은 느껴질 때가 있다. 평생 높은 자리에 있었어도 막상 빈소가 조용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직함도 없었는데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장례식 하객 숫자가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 없다. 하지만 떠난 뒤에도 사람들이 먼 길을 찾아오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살아 있을 때 보여준 몇 가지 태도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1. 남의 경조사를 자신의 일처럼 챙겼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이 있을 때 돈만 보내고 끝내기보다 가능하면 직접 얼굴을 비쳤다. 특히 상대가 힘든 일을 겪었을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피하지 않고 잠깐이라도 찾아가 곁에 있어줬다.
사람은 평범한 날 받은 친절보다 가장 힘든 날 누가 옆에 있었는지를 오래 기억한다. 그렇게 남의 중요한 순간을 챙겼던 사람의 마지막 순간에는 그 마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온다.

2. 잘나가는 사람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더 따뜻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만 친절한 사람은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오래 기억되는 사람은 오히려 힘이 없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직장에서 후배가 실수했을 때 망신주지 않았고 형편이 어려워진 친구를 모임에서 소외시키지 않았다. 누군가 인생의 바닥을 지나갈 때 자존심을 지켜준 사람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직함과 재산이 사라져도 그때 받았던 따뜻함은 남는다.

3. 별일 없는 날에도 먼저 안부를 물었다
인간관계가 오래가는 데에는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연락이 더 중요하다. “잘 지내냐?”, “밥은 먹었냐?”, “요즘 몸은 괜찮아?”라는 짧은 전화 한 통을 먼저 할 줄 알았다.
부탁할 일이 생겼을 때만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이유 없는 날에도 사람을 떠올렸다. 이런 작은 안부가 10년, 20년 쌓이면 단순한 지인은 오래된 인연이 된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는 관계는 특별한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별일 없던 날 조금씩 만들어진다.

4. 사람에게 받은 것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어려울 때 누가 밥 한 끼 사줬는지, 취직할 때 누가 한마디 거들어줬는지, 부모님 장례식에 누가 먼 길을 찾아와줬는지를 오래 기억했다. 그리고 형편이 나아졌을 때 자신이 받았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줬다.
작은 도움에도 “그때 정말 고마웠다”고 말할 줄 알았고 잘된 일을 혼자 이룬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의무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도 한때 그 사람에게 따뜻함을 받았던 사람들이 빈소를 찾게 된다.

장례식장에 사람이 많다고 반드시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다. 가족장처럼 작은 장례를 선택할 수도 있고 나이와 지역, 환경에 따라 찾아오는 사람의 숫자는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몇 명이 찾아오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한 번 생각해볼 것은 살아 있는 동안 나는 다른 사람의 중요한 순간에 어떤 사람이었느냐는 것이다. 기쁜 날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어려운 날 외면하지 않으며 아무 일 없는 날에도 먼저 안부를 물었다면 이미 충분히 좋은 인연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남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았느냐가 아니라,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느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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