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대원들 앞에서 여성 상관에게 “미친 X아”라고 소리친 병사에게 법원이 징역 2개월 선고유예를 내린 것은, 군 기강이라는 말이 법정에서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보여주는 판결이라고 봅니다.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사 스스로 적어놓고도 결론은 사실상 처벌 유예였기 때문입니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은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2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4월 17일 경기 양주의 부대 행정반에서 부소대장인 33세 여성 간부에게 “차라리 훈련을 시켜라”, “적당히 좀 해라”라며 욕설을 섞어 소리친 혐의였습니다.
지적받아 기분 나빴다는 범행 동기

법원 판단에 따르면 A씨는 상관에게 지적을 받고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다른 부대원들이 듣는 자리에서 욕을 했습니다. 사적인 말다툼이 아니라 공개된 공간에서 계급을 향해 던진 말이라는 점이 상관모욕죄의 핵심입니다.
재판부도 이 사건이 군 내부의 질서와 기강을 저해하는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문장입니다.
300만원 공탁과 초범이라는 감경 사유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위해 300만원을 공탁한 점, 범죄 전력이 없는 20대 초반인 점, 당시 상황과 발언 경위를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로, 2년간 별일 없으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징역 2개월을 날짜로 바꾸면 60일입니다. 그중 실제로 구금되는 날은 0일이고, 남는 것은 300만원과 기록뿐입니다.
인권과 기강 사이

반론도 있습니다. 상관을 공연히 모욕하면 군형법상 3년 이하 징역으로 법정형 자체는 무겁지만, 초범 청년에게 실형이나 벌금 대신 선고유예를 택하는 것은 다른 사건에서도 흔한 양형이라는 시각입니다. 공탁을 피해 회복 노력으로 인정하는 것도 통상적인 관행입니다.
커뮤니티 반응은 갈립니다. 무조건 복종은 아니어도 위계질서는 있어야 한다, 이러면 하극상이 판친다는 격앙된 반응이 다수인 반면, 한마디 욕설로 젊은이 인생을 망칠 일이냐는 옹호도 일부 있습니다.
기강을 지키는 비용

군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이 판결이 남기는 메시지가 걱정됩니다. 지적을 받은 병사가 여성 간부에게 공개 욕설을 해도 결국 감옥에 가지 않는다는 선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 양형으로는 이해가 가더라도, 지휘 현장의 간부들이 느낄 무력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판결, 관용으로 보시나요 기강 붕괴로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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