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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돌아가시고 낡은 가구 버리기 아까워서”.. 리모델링한 30년 된 구축 아파트

하우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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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해외에서 살아온 형제자매가 부모님이 30년 전에 사 둔 고향 집을 고쳤다. 명절마다 돌아와 한두 주씩 머물던 곳이라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팔지 않기로 했는데, 다들 나이가 들면서 예전엔 편하던 집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벽 곰팡이에 낡은 배관과 설비까지 손볼 곳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 갈아엎을 수는 없었다. 방 3개에 거실 둘, 욕실 두 개인 30평 구조는 그대로 두고 주방 벽을 허물어 거실과 트고, 베란다로 나가는 문을 새로 달고, 욕실 문을 넓히고 설비를 전부 교체했다. 크지 않은 변화지만 전부 안전하고 편한 일상을 위한 것이었고, 가구는 대부분 그대로 두되 벽 색으로 새것처럼 보이게 하는 쪽을 택했다.

거실


가족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라 깔끔하되 요란하지 않게 했다. TV벽은 연회색 아트 페인트에 세로 우드 루버를 곁들여 차가운 색에 온기를 얹었고, 저녁에 불을 켜면 루버 사이로 빛이 부드럽게 흩어진다.


수납은 자주 오지 않는 생활 방식에 맞췄다. 왼쪽에는 검정 프레임 유리 진열장을 세워 수집품과 기념품을 넣었는데, 큰 칸에는 수집품이, 작은 칸에는 책과 사진이 들어가도록 칸 크기를 달리 짰다. 지금 그 안에는 아버지가 남긴 찻잔 세트가 놓여 있다.


TV장 아래는 문 달린 수납으로 잡동사니를 감추고 상판에는 액자와 여행에서 사 온 작은 물건만 남겼다. 오른쪽 끝에는 검정 유리를 끼워 공유기를 가렸는데, 신호는 통하면서 눈에는 보이지 않는 처리다.

다이닝룸과 주방


오랫동안 미국식 열린 주방에 익숙해진 가족에게 닫힌 주방은 갑갑했다. 센 불로 볶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으니 막아 둘 이유도 없어 벽을 허물었고, 그 순간 거실까지 빛이 들어오며 집 전체가 환해졌다.

주방 설비는 기존 것을 살렸다. 오래된 싱크대가 빈티지한 붉은색이라 추억이 짙게 배어 있었고, 배경 벽을 흰색으로 비워 이 붉은 상판이 주인공이 되게 했다. 옆에 수납장만 새로 덧붙여 부족하던 살림 자리를 보탰다.


주방 바로 옆 식탁 자리는 이동이 편하도록 단순하게 두었다. 벽에 건 선반 두 개에는 부모님의 손때 묻은 물건이 올라가 있어 밥을 먹을 때마다 곁에 계신 것 같다고 한다. 와인부터 위스키까지 술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 형제자매가 모이는 날이면 이 식탁에서 뱅쇼와 치즈로 밤이 길어진다.

안방


오래 머물지 않는 집이라 안방에는 옷장을 새로 짜지 않았다. 대신 작은방 하나를 창고로 바꿔 수납을 몰아넣었으니 안방은 단순하고 편하기만 하면 됐다. 침대 하나, 협탁 하나, 안락의자 하나가 전부다.


침대 머리 벽에는 페인트로 아치를 그렸다. 벽을 세우거나 목공을 하지 않고 색만으로 형태를 만든 것인데, 딱딱한 방에 곡선이 하나 들어가니 눌리는 느낌이 사라지고 나중에 색을 바꾸기도 쉽다. 욕실은 손잡이와 미끄럼 방지 매트를 더해 넘어짐에 대비했다.

첫 번째 작은방


작은 방은 색으로 승부했다. 침대 머리 벽을 호수색과 연한 미색으로 나눠 칠하고 나머지 벽은 흰색으로 비워 두니 넓지 않은 방이 맑고 편안하다.

가구는 원래 있던 것을 그대로 썼다. 손댄 건 협탁 상판에 검정 유리 한 장을 올린 것뿐인데, 오래 써도 흠집이 덜 나고 회색 마루와 색이 맞아 방 전체가 정돈돼 보인다.

두 번째 작은방


이 방에는 다른 방과 결이 다른 짙은 나무색 가구가 있었다. 가구를 바꾸는 대신 벽 색으로 어울리게 만들자는 제안에 따라 가장 안쪽 벽만 연한 분홍으로 칠했고, 안방의 아치와 호응하면서 작은 방에 포근한 층이 생겼다.

오래 쓴 의자는 방석만 새로 갈았다. 몇 가지 색 가운데 주황을 골라 분홍 벽과 짙은 가구 사이에서 포인트가 되도록 했다. 이 방의 오래된 옷장은 만듦새가 단단하고 용량도 넉넉해 다른 방에 옷장을 새로 들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chenyang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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