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며느리가 시어머니 눈치를 보는 게 당연했다. 집안일이든 명절 준비든 어른이 정한 방식을 따르는 게 도리였고, 며느리가 자기 생각을 편하게 꺼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반대의 풍경이 낯설지 않게 벌어진다. 며느리 기분 상할까 봐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고르는 시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세상이 완전히 뒤집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분명 어른인데, 왜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 더 눈치를 보게 된 걸까.

1. 며느리 눈치부터 살피게 돼서
예전엔 어른이 정하면 며느리가 따르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뭐라도 한마디 잘못하면 간섭이라고 느낄까 봐, 반대로 아무 말도 안 하면 무심하다고 여길까 봐 시어머니 쪽이 먼저 말을 고르게 된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 상태가 반복되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점점 속으로 삼키게 된다. 잘 지내고 싶어서 조심하는 건데, 정작 그 조심스러움이 오히려 관계를 더 불편하게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기가 어렵다.

2. 집안 대소사가 며느리 뜻대로 정해져서
명절 음식을 몇 가지나 할지, 어느 집을 먼저 갈지, 제사에 얼마나 참여할지 같은 문제들이 예전에는 어른이 정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며느리가 자기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 의견이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성 들여 준비해온 방식을 줄이고 간소화해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말을 들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기분이 든다. 결정권이 자연스럽게 며느리 쪽으로 넘어간 걸 느낄 때마다 서운함과 답답함이 동시에 올라온다.

3. 아들마저 며느리 편을 드는 것 같아서
며느리와 부딪히는 일이 생기면 아들이 중간에서 아내 편을 드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 마음이 상했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꾸린 가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아들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그 모습을 보는 어머니 마음은 다르다.
결혼과 동시에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전처럼 아들과 가까웠던 시간이 그리워질수록, 그 자리를 대신 채운 것 같은 며느리를 보면 이유 모를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 감정은 며느리가 못돼서 생기는 게 아니라, 관계의 중심축이 옮겨간 걸 아직 받아들이지 못해서 생기는 것에 가깝다. 눈치 보고 서운해하는 대신, 정할 건 함께 정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편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시어머니가 손에서 힘을 뺄수록, 며느리도 곁을 더 편하게 내어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