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층간소음으로 문자 받아서 그냥 집 샀어요” 음악하는 가족의 30평 아파트 인테리어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집을 산 이유가 분명하다. 컨트리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치는 아빠가 오래된 빌라에 살면서 밤마다 아래층 이웃의 문자를 받았다. 음악을 마음껏 틀고 기타를 마음대로 긁을 수 있는 내 공간이 필요했고, 아내와 두 딸에게도 더 넓은 집을 주고 싶었다.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30평 신축 아파트다. 요구는 명확했다. 따뜻한 나무색의 컨트리풍, 두 아이와 쇼핑을 좋아하는 아내 몫의 넉넉한 수납, 악기와 음반을 둘 아빠의 자리, 그리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딸들의 연습 공간.
현관

현관 바닥은 집주인이 처음부터 고집한 빈티지 패턴타일이다. 문을 열었을 때 밋밋한 바닥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무늬가 맞아주길 바랐다. 마루와의 경계가 또렷해 신발 벗는 자리도 자연스럽게 나뉜다.

한쪽 벽은 통째로 짙은 회색 거울이다. 길쭉해서 자칫 좁아 보일 수 있는 현관이 배로 깊어지고, 바닥의 무늬와 맞은편 수납장 선이 거울에 비쳐 겹친다. 거울의 어두운 톤이 타일의 복고풍을 눌러줘 공간이 오히려 현대적으로 읽힌다.

맞은편 수납장은 흰색 바탕에 격자 문을 달아 고전적인 느낌을 살렸다. 장 중간을 둥글게 파내 열린 선반으로 만들었는데, 직선뿐인 장에 곡선 하나가 들어가 인상이 부드러워지고 열쇠와 우편물을 놓을 자리도 된다. 장은 바닥에서 띄워 아래에 간접조명을 넣었다.
피아노방

두 딸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방 하나가 필요했다. 다만 갇힌 연습실이 아니라, 문을 열면 집과 이어지는 방이길 바랐다. 답은 흰 프레임의 유리 슬라이딩 도어다. 문을 벽 안으로 밀어 넣으면 방이 거실 끝 풍경처럼 열리고, 연습에 집중해야 할 때는 문을 당겨 조용한 방이 된다.

안쪽 벽에는 연한 나뭇결 선반을 높이를 어긋나게 달아 악보와 책, 가족사진이 올라간다. 긴 책상 상판이 선반과 한 몸으로 이어져 숙제하는 자리도 겸한다. 피아노 위쪽에는 짙은 색 나무 선반을 달아 반대편 연한 선반과 대비를 만들고, 그 아래에 LED 라인 조명을 심었다. 건반 위가 어둡지 않고, 작은 무대에 선 것처럼 빛이 모인다.
거실

거실 천장은 모서리를 둥글게 깎았다. 별것 아닌 듯한 처리인데 보와 기둥이 주던 눌림이 사라지고 시야가 부드럽게 트인다. 그 곡선 안쪽에 조명을 길게 심어 불을 켜면 빛이 천장을 따라 흐르면서 거실 전체가 하나로 묶인다.

TV벽은 질감이 있는 특수 도장으로 마감해 표정은 있되 튀지 않게 했다. TV장은 벽에서 띄워 벽과 한 몸처럼 붙이고, 벽 끝도 천장과 같은 곡선으로 돌렸다. 맞은편 소파 벽은 TV벽과 같은 계열의 색으로 칠하고 크고 푹신한 연회색 소파를 놓았다. 온 가족이 뒹굴며 영화를 보는 자리다.

아빠의 악기 진열장은 TV벽 옆 큰 수납장 한가운데에 넣었다. 검은 유리문이라 평소에는 조용히 닫혀 있다가, 안쪽 조명을 켜면 색소폰과 바이올린이 거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된다.
다이닝룸

다이닝룸의 중심은 식탁과 한 줄로 이어붙인 작은 홈바다. 주방 조리대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가족이 모이는 자리가 하나 더 늘었다. 아침에는 아이들 밥과 아빠의 커피, 낮에는 아내와 친구의 차, 밤에는 아빠 혼자 술 한잔. 같은 자리가 시간마다 다르게 쓰인다.

주방 왼쪽에는 오븐과 식기세척기를 넣을 가전장을 짜서 상판을 비웠다. 홈바 위에는 검은 금속 와인 선반을 천장에 매달았는데, 좋은 병은 감춰두기 아깝다는 집주인의 생각대로 유리잔 걸이와 함께 다이닝룸의 시선 끝이 됐다.
안방

안방은 밀크티 색으로 잡았다. 들어서면 저절로 목소리가 낮아지는 색이다. 침대 헤드 벽은 천이나 목공으로 덧대지 않고 같은 색 벽 그대로 두되, 가는 금색 금속 띠를 세로로 몇 줄 심었다. 단색 벽의 밋밋함을 깨면서도 요란하지 않다.

침대 헤드는 패브릭으로 감싸 잠들기 전 기대어 책을 읽기 좋다. 아내의 화장대는 협탁과 이어지는 띄운 책상 형태로 짜서 바닥이 가볍고 청소가 편하다. 반대편 벽은 천장까지 닿는 흰색 붙박이장으로 채웠는데, 문에는 현관장과 같은 고전적인 몰딩을 넣었다.
붙박이장 옆에는 문 없는 작은 옷걸이 공간을 따로 두었다. 내일 입을 옷이나 접기 어려운 코트를 걸어두는 자리라, 침실 본체는 늘 정돈된 상태를 유지한다.
안방 욕실

욕실의 주인공은 타원형 거울이다. 직선뿐인 공간에 둥근 거울 하나가 들어가면서 타일과 수납장의 딱딱함이 풀렸다. 거울 뒤에 둥글게 돌린 LED 조명을 넣어 불을 켜면 테두리로 빛이 새어 나온다. 세수하거나 화장할 때 얼굴에 그림자가 지지 않고, 뒤쪽 연회색 타일이 빛을 받아 벽이 덜 차갑다.
세면대 아래 수납장은 띄워 달고 옆에 나무 선반을 열어두었다. 수납장과 선반의 나뭇결을 맞춰 한 덩어리로 보이게 했고, 수건과 디퓨저처럼 매일 쓰는 물건은 여기 올려 손 닿는 대로 꺼낸다.
아이방

아이방은 비워두고 나중을 남겼다. 아이들 취향은 기타 줄 가는 속도보다 빨리 바뀌니, 지금 방을 꽉 채우면 몇 년 뒤 아이들이 먼저 싫증을 낼 거라는 판단이다.
흰색 붙박이장이 천장까지 서 있고, 그 옆면에서 책상 상판을 띄워 뽑아냈다. 위쪽 상부장은 유리문과 열린 나무 선반을 섞었는데, 아끼는 물건은 유리 안에 넣어 먼지를 막고 자주 보는 책은 열린 선반에 꽂는다. 흰 방에 나무색이 들어가 온기가 돈다. 색과 배치는 나중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게 남겨두었다.
출처: chenyang design










댓글0